김태한, 한국 성악 저력 증명..‘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대회 우승

하재인 기자 승인 2023.06.04 10:44 | 최종 수정 2023.06.04 11:56 의견 0
한국인 성악가 김태한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대회에서 아시아 남성 성악가 최초로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은 1위 호명 뒤 축하를 받는 김태한의 모습.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하재인 기자] 성악가 김태한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대회에서 우승하며 한국 성악의 저력을 증명했다.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성악 부문 대회 결과 발표에 따르면 현지시간 4일 대회 우승자는 한국인 성악가 김태한(22, 바리톤)이다. 지난 1988년 해당 대회에 성악 부문이 신설된 후 아시아권 남성 성악가의 첫 우승이다.

김태한은 중3 때부터 성악을 시작해 선화예고와 서울대 음대를 나왔다. 4년간은 나건용 교수에게 가르침을 받았다. 현재는 국립오페라단 오페라 스튜디오에서 김영미 교수에게 교육을 받고 있다.

2000년 8월생으로 이번 대회 12명의 결선 진출자 중 최연소다. 지난해 9월 독주회에서 데뷔했다.

2021년 국내에서 개최된 ▲한국성악콩쿠르 ▲한국성악가협회 국제성악콩쿠르 ▲중앙음악콩쿠르에서는 각각 2위를 달성했다. 지난해 ▲스페인 비냐스 ▲독일 슈팀멘 ▲이탈리아 리카르도 잔도나이의 3개 국제콩쿠르에서도 특별상을 수상했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벨기에 왕가가 주관한다. 매년 피아노·첼로·성악·바이올린 부문 순으로 돌아가며 개최된다.

역대 한국인 우승자는 홍혜란(성악, 2011년), 황수미(성악, 2014년), 임지영(바이올린, 2015년), 최하영(첼로, 2022년)으로 네 명이다.

이번 대회의 결선무대는 지난 1일부터 사흘에 걸쳐 진행됐다. 결선 진출자는 최소 3곡에서 6곡을 불러야 했다. 두 가지 이상의 언어나 오페라 아리아 1곡도 포함해야 했다.

김태한은 지난 2일 무대에서 이탈리아 작곡가 베르디의 오페라 ‘돈 카를로’ 중 ‘오 카를로 내말을 들어보게’와 코른콜트 ‘죽음의 도시’ 중 ‘나의 갈망, 나의 망상이여’ 등 네 곡을 불렀다. 이탈리아어로 부르는 게 일반적인 베르디의 곡은 ‘불어 버전’으로 선보였다. 벨기에는 불어권 국가다.

결선에는 정인호(31, 베이스)와 다니엘 권(30, 바리톤)도 진출했다. 12명 중 6위까지가 입상자인 대회에서 결선 진출자 중 유일한 베이스인 정인호는 5위를 기록했다. 한국인 2명이 성악 부문에 동반 입상한 첫 사례다.

대회 심사위원에는 성악가 조수미도 있었다. 조수미는 결과 발표 후 한국인 결선 진출자 3명 모두를 끌어안아줬다.

우승자는 향후 열리는 시상식에서 벨기에 마틸드 왕비에게 직접 시상 받는다. 한화로 약 3500만원인 2만5000유로의 상금을 받는다.

주벨기에유럽연합 한국문화원은 이후 콩쿠르 입상자들을 초청해 갈라 콘서트를 개최할 계획이다. 문화원은 올해 대회까지 9년 연속으로 콩쿠르 주최측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한국인 참가자를 지원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