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 [자료=픽사베이]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11월 1일 한우의 날 ‘한우데이’를 맞아 지난 주말부터 운영 중인 대형마트의 ‘반값 한우’가 화제다. 평소 육류 중에서도 가장 비싼 육류로 꼽히는 한우 할인 소식에 대형마트는 한우를 찾는 소비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한우 등심 1등급 소매가격은 100g 당 1만969원을 기록했다. 이는 1년 전에 비해 8.9% 오른 수준으로 한우 가격은 매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해는 특히 추석 전 풀린 국민지원금과 추석 대목이 맞물리면서 예년보다 한우 공급량이 늘었음에도 가격이 진정되지 않는 모양새다.
한우 가격이 치솟는 와중에 돌아온 한우의 날은 한우 소비를 자극하는 매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우의 날은 ‘소 우(牛)’ 자에서 착안했다. 한자어 우(牛)를 풀면 3획의 1이 나온다는 점과 최고를 뜻하는 1이 세 번 겹친다는 점에서 11월 1일로 지정됐다. 한우의 날은 지난 2008년 한우 관련 단체들이 한우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제정한 기념일이다.
올해로 14년을 맞이한 한우의 날은 당초 국내 한우업계를 보호하기 위해 지정된 날이다. 2008년 한미 FTA 협상으로 미국산 소고기 수입이 허용되자 당시 한우업계는 우려가 앞섰다. 한우는 가격 측면에서 수입산 소고기 대비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우려와 달리 한우는 국산이라는 프리미엄으로 소고기 중의 고가의 소고기로 자리 잡은 상태다.
이처럼 한우 가격이 수입산 보다 비싼 이유는 생산·유통·소비 모든 과정에서 기인한다. 다양한 영향 요인 중 업계에서 언급되는 주력 원인으로는 유통구조와 생산과정 두 가지로 좁혀진다.
유통구조는 우리나라의 경우 농가에서 소비자까지 도축·경매·가공·도소매를 포함해 약 6~8단계를 거친다. 이 과정에서 유통 마진이 붙어 가격이 불어나는 구조다. 반면 호주·미국에서는 사육·가공·판매 등 모든 과정을 한 업체가 담당하고 대량 생산해 최종 가격이 낮아진다.
생산과정의 경우 한우를 위한 한우 생산에서 비롯된 요인이다. 우리나라 소고기는 육류 지방 분포율인 마블링 소위 ‘지방’ 정도에 따라 예비등급을 판정한 후 세부 사항을 종합해 한우 등급을 판정한다. 마블링은 풍부하고 고를수록 고기의 맛이 좋아진다고 평가하고 있다. 현행 소고기 등급제는 지난 1993년 수입산 소고기 개방에 대비하고 국내 축산업계의 경쟁력을 돋우기 위해 적용됐다.
문제는 이 마블링 중심의 등급제다. 마블링은 소의 생산성 문제와 직결된다. 소고기 마블링은 소를 오래 키울수록 늘어나기 때문이다. 또 마블링이 곧 소의 지방인 만큼 소를 살찌우기 위한 곡물사료를 먹이게 된다. 곡물사료로는 주로 미국산 옥수수가 활용한다. 결과적으로 한우는 오래 동안 비싼 사료로 키워 생산비가 높은 반면 생산성은 낮은 구조인 셈이다.
일각에서는 한우 등급제의 근내 지방 비율이 높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경우 고기의 조지방이 9%만 넘으면 최고 등급으로 평가하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조지방이 17% 이상이어야 최고등급인 투뿔(++1) 등급을 받을 수 있다. 다만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한우의 마블링에는 불포화지방산인 ‘올레인산’이 평균 47.3%로 미국산 소고기(39.8%)에 비해 많이 함유돼 있다.
충북대학교 동물생명과학연구소에 따르면 “소고기 마블링은 식감을 증가시키지만 일부 소비자는 고기내 높은 지방이 건강에 나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인식한다”며 “최근 발견된 마블링과 지방산 조성에 영향을 주는 유전인자로 건강에 이로운 지방산을 효과적으로 높이는 것이 가능하게 돼 한우 고기 내 불포화지방산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