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호텔롯데 상장까지..‘뉴롯데’ 꿈꾸는 신동빈, 형 신동주에 발목

한·일 지배구조 다툼..형제의 난 재개되나

김성아 기자 승인 2021.06.15 14:48 의견 0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 [자료=롯데, 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김성아 기자] 격변하는 국내 유통업계 속에서 쇄신을 통한 ‘뉴롯데’를 꿈꾸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의 형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은 신동빈 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 해임 소송 항소를 진행할 예정이다.

신동주 회장은 지난해 7월 일본에서 신동빈 회장의 이사직 해임 요구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한 바 있다. 당시에도 신동주 회장은 항소 의지를 비쳤으며 이번에 일본 웹사이트 ‘롯데 경영 정상화를 요구하는 모임’에서 지난 10일 즉시 항소 절차를 밟았다고 밝혔다.

이번 항소와 함께 신동주 회장은 롯데홀딩스 내 자신의 이사 선임안을 제출하며 경영 복귀를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신동주 회장의 의지가 신동빈 회장의 뉴롯데 플랜을 방해할 수도 있다고 추측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경영권 승계 이후 ‘일본 기업’이라는 롯데그룹의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뉴롯데 플랜을 가동했다.

뉴롯데 플랜의 골자는 사업 포트폴리오의 내수화와 지배구조 개편이다. 내수화를 통해 국내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키우고 일본 광윤사와 롯데홀딩스 쪽이 우세한 지배구조를 한국 지주인 롯데지주로 가져오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열을 올리는 것도 뉴롯데 플랜의 일환이다. 국내 소비 패러다임이 빠르게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는 점을 고려해 수조원의 자본 투입까지 감수하며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단행하는 것이다.

또 최근 롯데렌탈의 연내 상장이 확실시 되면서 코로나19로 주춤했던 지배구조 개편에도 속도가 날 전망이다.

호텔롯데는 롯데렌탈의 상장은 롯데렌탈 최대주주인 호텔롯데의 기업가치를 높이게 된다. 호텔롯데의 상장은 뉴롯데의 마지막 관문으로 꼽힌다.

호텔롯데는 현재 일본 롯데홀딩스를 비롯한 일본 쪽 지분이 99%를 넘는다. 이에 호텔롯데가 상장을 통해 주식 수를 늘리면 지금은 중간지주회사에 불과한 롯데지주에서 주식을 대량 매입해 일본 측의 지분을 희석하고 종국에는 롯데지주와 호텔롯데의 합병을 통해 한국 중심의 지주 회사를 세운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신동주 회장의 경영권 확보 의지는 신동빈 회장에게 걸림돌이 된다. 일본이 주 무대인 신동주 회장은 전 일본롯데의 부회장으로 현재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 약 28%를 가진 최대주주사 광윤사의 최대주주이다.

신동주 회장은 광윤사의 지분 50%를 소유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을 무기로 신동주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경영에 다시 개입하게 되면 한·일 롯데그룹의 지배권을 한국으로 가져오고자 하는 신동빈 회장의 뉴롯데 플랜은 제대로 실현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신동주 회장 측은 오는 25일 열리는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서 신동빈 회장의 이사 해임건과 자신의 이사 선임건을 상정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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