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재판, 학대 증언 가득..양부모 정인이에게 "불쌍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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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17 19:53 | 최종 수정 2021.02.17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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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방송 캡처]
[한국정경신문=김지연 기자] 양천 아동학대 사건(정인이 사건) 피해자인 16개월 영아가 입양 초기부터 지속적인 폭행과 학대를 받아왔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서울 양천구에서 양부모의 학대를 받아 숨진 16개월 영아 ‘정인이 사건’의 2차 공판이 17일 오전 10시부터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렸다. 2차 공판에서는 정인이 양부모를 지켜본 증인들이 참석했다.
먼저 정인이가 다녔던 어린이집 원장 A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정인이가 어린이집에 온 2020년 3월부터 신체 곳곳에서 상처가 발견됐다”고 진술했다. 어린이집은 통상 원생이 등원할 때마다 신체를 살펴보는데 지난해 3~5월 정인이의 몸에서 긁힌 상처와 멍이 계속 발견됐다고 A씨는 설명했다.
그는 양모 장씨에게 상처의 원인을 물었으나 “장씨는 잘 모르겠다고 했고,대부분은 부딪히거나 떨어졌다고 답했다”고 증언했다. 장씨의 친딸인 언니와 달리 정인이는 지난해 7월 말부터 두 달여간 어린이집에 나가지 않았다. 장씨는 이에 대해 “코로나19 감염 위험 때문”이라고 A씨에게 답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어린이집에 다시 나온 정인이는 몰라보게 변했다”며 “아프리카 기아 아동처럼 야위어 있었고 다리도 심하게 떨었다”고 말했다. 이어 “건강이 우려돼 병원에 데려갔고 소아과 의사 선생님이 학대 신고를 했으나, 정인이가 가정에서 분리조치 되지 않았다”며 “오히려 말도 없이 병원에게 데려갔다며 양부모로부터 항의를 받았다”고 했다.
이어 홀트아동복지회 A씨가 증인으로 나섰다. A씨는 입양 후 3개월가량이 흐른 지난해 5월 26일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정인양에 대한 학대 신고가 접수됐다는 연락을 받고 확인차 장씨 부부의 집을 찾은 바 있다. 당시 그는 정인 양 몸 곳곳에서 상처를 발견했고 한 달 후 재방문 했을 때도 좋지 않은 상태를 확인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9월에는 장씨로부터 정인양이 일주일째 밥을 먹지 않는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A씨는 "아이가 한 끼만 밥을 못 먹어도 응급실에 데려가는 게 일반적인 부모인데 장씨는 달랐다. '불쌍하게 생각하려고 해도 불쌍하지 않다'는 말을 하면서 일주일 넘게 병원에 가지 않았다"면서 "(양모에게) 빨리 진료를 봐야 한다고 얘기했지만 다른 일정이 있다며 시간을 미뤘다. 결국 양모가 아닌 양부에게 전화해 병원에 데려가달라고 부탁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이후 장씨의 태도가 급변했다. 연락이 잘 닿지 않아 거의 양부와 논의했다는 A씨는 10월 15일 가정방문을 하기로 약속을 잡았다고 했다. 정인양은 방문 이틀 전인 13일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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