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전기요금 인상 여부 촉각.."올리면 물가 불안, 안 올리면 한전 부담"
이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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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14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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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정부와 한국전력이 올 4분기 전기요금을 인상할지 주목되고 있다. 연료 가격 오름세와 앞서 전기료 동결에 따른 한전의 적자를 고려하면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물가상승 우려가 여전해 요금을 동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뒤섞인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다음 달 20일께 4분기 전기요금 인상 여부를 발표한다.
4분기 전기요금은 6∼8월 연료비를 토대로 결정된다. 한전이 올해부터 전기 생산에 들어간 연료비를 3개월 단위로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해서다.
전체 전력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연료 비중이 가장 큰 석탄은 최근 가격 상승세가 가파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호주 뉴캐슬 기준 전력용 연료탄의 톤당 가격은 8월 둘째 주 현재 159.68달러다. 작년 8월 말 47.99달러보다 3배 이상 뛴 수치다.
액화천연가스(LNG) 가격과 유가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3∼4월 두 달 연속 하락했던 LNG 가격은 5월에 상승 전환했다. 두바이유 가격도 지난 12일 기준 배럴당 70.52달러로 연초보다 34% 올랐다.
앞서 정부는 3분기 전기요금 발표 당시 "연료비 상승 추세가 지속되면 4분기에는 연료비 변동분이 조정 단가에 반영되도록 검토할 예정"이라며 요금 인상 가능성을 드러냈다.
또 정부가 그간 전기요금 동결의 근거로 내세운 '1분기 조정 단가 결정 시 발생한 미조정액'은 2·3분기 연속 요금 동결로 모든 효과가 상쇄된 상태다.
한전의 실적 악화도 요금 인상에 압력을 줬다. 올 2분기 764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6개 분기 만에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봄철 산업용·일반용 계절별·시간별 요금제의 판매단가가 저렴한 계절적 영향 외에도 연료비와 전력구입비가 상승했음에도 전기요금을 올리지 못해 수익성이 낮아진 점이 영향을 미쳤단 분석이다.
하지만 4분기 전기요금이 인상될지는 미지수로 남았다. 코로나19로 서민경제가 어렵고 인플레이션 우려도 커지고 있어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2.6% 올랐다. 9년여 만에 상승 폭이 가장 컸던 5월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개월 연속 2%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물가 가중치가 높은 전기요금을 선뜻 인상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 접어드는 점도 걸림돌로 꼽혔다.
유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3분기는 연료비 조정단가가 동결된 가운데 지난해 연말부터 급등한 원가 지표들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라며 "불리한 영업환경이 이어지며 최대 성수기인 3분기 실적도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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