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롯데케미칼이 하반기 대산 수소출하센터 가동을 통해 수소사업의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한다.

20일 롯데케미칼에 따르면 롯데에어리퀴드에너하이가 운영하는 대산 수소출하센터는 현재 마무리 작업 중으로 하반기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시설은 대산공장의 납사분해(NCC)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를 정제·압축해 연간 6000톤 규모의 고압수소를 전국 수소충전소와 산업 현장에 공급하게 된다.

대산 수소출하센터의 핵심은 기존에 활용도가 낮아 대부분 공기 중으로 방출하던 부생수소를 고부가가치 자원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연 6000톤 공급 능력은 승용차 기준 하루 4200대, 상용버스 600대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규모다.

롯데케미칼과 에어리퀴드코리아가 2022년 11월 설립한 합작사 롯데에어리퀴드에너하이는 튜브트레일러를 통해 정제된 고압수소를 외부 수요처로 운송하는 허브 거점 역할을 담당한다. 수소충전소뿐만 아니라 철강, 화학 등 산업용 수소 수요처에도 공급할 예정이다.

그룹 차원에서는 롯데글로벌로지스와 협업해 수소화물차 도입, 수소버스 인프라 지원, 인천공항 등 실증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수소 생산부터 모빌리티 활용까지 전 영역을 아우르는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앞서 6월에는 롯데SK에너루트가 운영하는 울산 수소연료전지발전소 '울산하이드로젠파워2호'가 상업가동을 시작했다. 롯데SK에너루트는 2026년 11월까지 총 4개의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를 단계적으로 상업운전에 돌입시켜 누적 운영 규모 80MW를 달성할 계획이다.

회사는 2021년 수소사업 로드맵 발표 당시 2030년까지 청정수소 60만톤 생산, 4조원 투자, 연매출 3조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하지만 2024년 7월 ESG 보고서에서 목표 달성 시점을 2035년으로 5년 늦추고, 생산량은 127만톤으로 늘려 잡았다.

계획 지연의 대표적 사례가 블루수소 생산이다. 회사는 올해까지 블루수소를 연간 16만톤 직접 생산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아직 생산에 들어가지 못했다. 울산에 수소충전소 50기를 짓겠다던 계획도 현재까지 실현되지 않은 상태다.

롯데케미칼 담당자는 "2025년부터 블루수소 생산 계획이었으나 국내 수소 생태계가 아직 완성되지 않아 실제 생산은 아직 없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이어 "대산 수소출하센터는 가동 마무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수소를 미래 핵심 신사업으로 보고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소사업 지연의 주요 배경으로는 정책 환경 변화가 꼽힌다.

업계 전문가는 "과거 정부에서 수소 에너지가 국가 핵심 과제로 추진됐지만 정권 교체 이후 에너지 정책의 우선순위가 원전 재가동과 SMR(소형모듈원자로) 개발로 이동하면서 수소 분야에 대한 정책 드라이브가 현저히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정부의 수소경제 지원 예산 삭감과 수소차 보조금 축소, 수소충전소 구축 지연 등이 겹치면서 민간 기업 단독으로는 수소 생태계 조성에 한계가 있어 정책적 일관성 확보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현재까지 롯데케미칼의 수소사업 누적 투자금액은 1조원에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회사는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대산 출하센터와 울산 발전소가 본격 가동되면 수소 밸류체인의 실질적 수익성을 검증받을 첫 기회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