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경기 부진의 영향으로 외식 시장 위축과 음주 문화의 변화로 주류업계가 울상이다. 성수기에도 맥주 소비가 되려 감소하면서 하이트진로의 맥주 부문 수익성 개선 고민도 깊어졌다.

24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분기 하이트진로 매출액은 6799억원, 영업이익은 63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0.86%, 8.9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기순이익은 35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9.11% 줄어들 전망이다.

(왼쪽부터) 발포주 필라이트 클리어, 무알콜 하이트제로0.00(사진=하이트진로)

회사 주력인 소주는 꾸준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소주는 내년부터 베트남 공장 가동으로 해외 수출이 늘어나 수익성 개선을 이끌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문제는 맥주다. 맥주는 지난 6월 가격 인상에 따른 수요 감소가 3분기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6월 맥주 출고가를 평균 2.7% 인상했다. 맥주는 소주에 비해 수입 맥주, 하이볼 등 대체제가 많다. 때문에 출고가 인상에 따른 수요 감소로 직결된다는 분석이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분기 국내 맥주 시장이 약 10% 축소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며 “2분기에 맥주 가수요가 발생한 만큼 3분기에는 맥주 매출 감소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내다봤다.

민생회복 소비쿠폰과 명절 연휴 수혜도 빗겨갔다. 소비쿠폰이 주로 대중음식점, 마트, 편의점 등에서 많이 사용되었으나, 생활비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이 외식 시 주류 소비를 줄이는 추세다.

내수 시장 여건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맥주 경쟁력 확보에 대한 고민도 깊다. 업계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기준 맥주시장 점유율은 카스가 48%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카스와 오비라거 등을 포함하면 오비맥주가 전체 시장의 60%를 차지한다.

이에 발포주와 무알콜 시장을 키우는 방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전체 맥주 매출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작지만 점차 규모를 키우며 핵심 매출원으로 성장하고 있다.

발포주 필라이트는 맥주 부문에서 약 18% 이상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필라이트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380억원보다 17% 늘어난 445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 4월 출시한 발포주 필라이트 클리어 가격을 출시 5개월만에 25% 인하하면서 발포주 판매 확대도 꾀했다. 내부적으로도 가성비 주류를 찾는 소비 트렌드와 잘 부합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무알콜 맥주도 핵심 매출원으로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자회사 하이트진로음료에 따르면 무알콜 하이트제로0.00은 2023년 말에는 누적 판매량 1억3850만 캔을 돌파했다. 올해 상반기 판매액은 94억원으로 무알콜 시장 점유율 37.5%로 1위다.

하이트제로0.00 유통망도 확대하고 있다. 전국 편의점, 대형마트, 백화점 등 오프라인 채널은 물론 이커머스 플랫폼까지 제품 접근성을 강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트진로 테라와 켈리가 오히려 맥주시장 점유율 경쟁만 부추겨 맥주 부문 수익성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면서 “무알콜과 발포주 부문에서 하이트진로가 확실한 리더십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