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펫보험 시장의 몸집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이에 손해보험사들은 신상품과 특허 개발 활동을 늘리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전문보험사로 출범한 ‘마이브라운’ 역시 네이버페이 비교·추천 서비스에 입점하면서 새로운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한 모양새다.

펫보험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되는 ‘반려동물 진료비 표준수가제’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되기도 했다. 그러나 진료를 담당하는 수의사회에서 반대 의사를 내비치고 있어 ‘표준수가제 제도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손해보험사들의 펫보험 보유 계약이 올해 상반기를 기준으로 20만건을 돌파했다. (사진=연합뉴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손보사들의 올해 상반기 펫보험의 보유 계약 건수는 20만건을 넘어섰다. 신계약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62%가량 급성장했다.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에 손보사들은 속속 들이 펫보험 관련 신상품과 배타적사용권을 선보이며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수의사회가 반대하고 있지만 ‘표준수가제’에 대한 법안도 추진되는 중이다.

KB금융그룹이 발표한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1546만명으로 집계됐다. 보유 계약이 20만건을 돌파하긴 했으나 아직 펫보험 가입률은 1%대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낮은 가입률의 블루오션 시장이라 꼽히는 만큼 손보사들은 신상품·특허 개발 활동에 힘을 싣고 있다.

올해 가장 눈에 띈 행보를 보인 곳은 DB손해보험이다. DB손보는 ‘반려동물위탁비용 보장’ 특약을 시작으로 올해 펫보험 배타적사용권 4개를 확보했다. 이달 들어서는 수의사 겸 펫 전문 인플루언서인 설채현과 배우 이기우가 제안한 ‘반려견 항함제 확대 보장’, ‘헌혈견 할인 특약’을 선보이기도 했다.

NH손해보험도 반려동물 위탁비용 보장 약관에 대한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하며 경쟁에 합류했다.

전문보험사로 출범한 ‘마이브라운’이 시장에 안착한 점도 눈에 띈다. 마이브라운은 금융위원회 본허가 취득 후 올해 7월 공식 론칭했다. 이후 지난달 네이버페이의 펫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에 입점했다. 보험계약 건수는 2000건을 넘어섰으며 최근에는 실시간으로 보험금이 지급되는 시스템을 마련하기도 했다.

펫보험이 더 활성화되기 위해선 ‘반려동물 진료비 표준수가제’ 도입이 절실해 보인다. 반려동물 진료비 표준수가제는 동물병원의 치료 비용을 정부에서 정한 가격으로 표준화하는 제도다. 소비자들의 비용 부담 완화는 물론 상품의 손해율을 예측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표준수가제 마련을 위한 노력은 곳곳에서 펼쳐지는 중이다. 먼저 이재명 정부는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에 공익형 표준수가제 도입을 포함시켰다. 이달 14일 국회 농림수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송미령 농림수산부식품부 장관은 “동물복지기본법 제정과 공익형 표준수가제 도입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에서는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수의사법 개정안’을 지난달 18일에 대표발의했다. 이 개정안은 농식품부 장관이 고시한 분류체계에 따라 동물 진료비 상한액을 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일각에서는 표준수가제가 도입이 마냥 순탄하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수의사회가 반대 의사를 표현하고 있어서다. 지난달 대한수의사회는정부의 5개년 계획안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진료항목 표준화가 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는 비용을 산정할 수 없어 공익형 표준수가제에 반대한다”며 “주요 외국의 경우에도 표준수가제를 실시하는 나라가 없다”고 설명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펫보험에 대한 인지도와 가입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관련 제도들은 아직 미비한 수준이다”라며 “반대 의견도 있지만 소비자 보호와 시장 활성화를 위해 표준수가제가 서둘러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