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절반 뚝.. 부진한 성적표 받은 건설업계 “열악한 대외환경 탓”

대우건설, DL이앤씨 전년보다 절반 '뚝'..GS, 현산은 기저효과로 개선
고금리 장기화에 원자잿값 상승 겹쳐

박세아 기자 승인 2024.08.05 11:10 의견 0
올해 2분기 대부분 대형건설사들이 지난 동기 대비 악화된 영업실적을 기록했다. (자료=픽사베이)

[한국정경신문=박세아 기자] 대형건설사들이 2분기 성적표를 대부분 받아들었다. 건설경기 침체 상황 속 대부분 부진한 성적을 기록한 가운데 특히 대우건설과 DL이앤씨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악화됐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건설사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대우건설, DL이앤씨,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이다.

이 가운데 DL이앤씨는 연결기준 2분기 영업이익이 326억원으로 전년 동기 1620억원보다 54.7% 하락했다. 대우건설은 2분기 영업이익 1048억원으로 전년 동기 2177억원 대비 51.9% 줄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2분기 영업이익 2830억원으로 전년 동기 3050억원 대비 7.2% 감소했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1473억원으로 같은 기간 2235억원보다 34.1% 감소했다.

이 같은 부진한 성적표는 고금리 장기화,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외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DL이앤씨 관계자는 “매출은 올랐지만 영업익이 악화한 것은 DL건설의 리스크 점검결과 손실로 반영한 부분이 컸다"며 "DL이앤씨의 주택 원가율도 좋지 않았지만 이는 건설업계가 전체적으로 겪는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시장 원가율이 개선되면 실적도 자연스럽게 회복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우건설도 남은 3·4분기에는 실적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좋아지거나 원자재값이 떨어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점진적인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나이지리아나 이라크와 같이 사업성이 우수한 대규모 비주택 현장이 있어 어려운 주택경기에도 큰 역할을 꾸준히 할 수 있는 사업장을 보유하고 있다”며 “하반기에 기대되는 투르크메니스탄 비료공장과 베트남 신도시 개발사업, 이라크 알포 항만 해군기지 등 대형 프로젝트 수주가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내실경영에 힘쓰면서 현재 준비 중인 양질의 프로젝트 수주에 집중할 것”이라며 “신규 시장 발굴 노력에도 주력해 미래 먹거리를 찾는 도전이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가운데 GS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의 2분기 실적은 개선됐다. 두 회사는 지난해 부진한 성적표로 인한 기저효과가 컸던 것으로 해석된다. GS건설은 지난해 2분기 4137억원 영업적자에서 올해 937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분기 영업이익 538억원으로 전년 동기 57억원 대비 839% 급증했다.

GS건설은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에 따른 재시공 위기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사업장의 수익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주요사업지의 공정 진행 본격화에 따른 매출 인식과 주요 외주주택 현장 원가율 안정화에 힘입어 견고한 실적을 달성했다”며 “하반기에는 3분기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 착공과 4분기 대형사업장 준공 등 성장 모멘텀이 반영돼 견고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속되는 고금리와 원가율 상승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이 쉽게 반전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최근 서울과 수도권 부동산 시장 상승세가 보이지만 지방은 여전히 미분양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점차 살아나는 모습이지만 건설사 실적에 반영되기까지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큰 이변이 없는 한 평년 대비 낮은 실적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주 산업 특성상 분기를 나눠서 실적을 평가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며 “수주한 사업장과 수주가 유력한 사업장의 사업성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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