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박세아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의 주요 부동산 정책인 ‘모아주택·타운’이 올해 결실을 맺을수 있을지 주목된다.
모아타운은 대규모로 재개발이 어려운 노후 저층 주거지를 블록 단위로 묶어 개발하는 정비사업이다. 서울시에서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사업 진행 시 각종 인센티브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반대하는 주민과 투기세력으로 각 사업지의 사업 진척 속도가 생각만큼 빠르지 않다.
모아주택의 ‘모아’는 모은다는 의미다. ‘모아서 새롭게 모아주택으로 모아서 더 좋게, 모아타운으로’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있다. 신축과 노후 주택이 혼재돼 재개발이 곤란한 지역을 대상으로 한다. 재개발사업보다 규모가 작아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모아타운은 10만㎡ 이내 규모로 여러 개 모아주택을 한데 묶는다. 사업 완료 시 다양한 기반시설과 함께 아파트 단지처럼 조성된다.
모아타운으로 지정되면 정비계획수립, 추진위 승인, 관리처분계획인가 절차가 생략된다. 보통 2~4년 정도면 사업을 완료할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최소 10년이 걸리는 재개발 사업에 비해 속도가 반절 이상 감소한다. 정비계획수립부터 조합추진위승인, 조합설립인가,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계획인가 과정이 제외되거나 간소화되는 영향이다. 용적률과 층고 완화 등 인센티브도 주어진다.
현재까지 모아타운 적합성을 판단받은 곳은 86곳으로 파악된다. 서울시는 2026년까지 모아타운 사업지로 100곳을 선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말 윤석열 대통령이 모아타운에 대한 국가적 지원을 강조하면서 꾸준히 주목받고 있다.
모아타운 1호인 강북구 번동 모아주택은 올해 1월부터 거주민들이 이사를 시작했다. 현재 80% 이상이 이주를 완료했다. 지난해 7월 번동 5개 모아주택에 대한 가로주택사업시행계획인가가 났다.
모아타운은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재개발과 비교해 사업성이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로 진척이 빠르게 되지 않고 있다. 이 밖에는 지분쪼개기 투자와 갭투자 족 등 자신들이 살던 동네에 새로운 투기 세력이 진입하는 것을 원치않는 사람도 있다.
갖가지 이유가 있지만 모아타운 사업에서 가장 어렵다고 꼽히는 부분은 단연코 ‘주민 동의’ 단계다. 기본적으로 사업추진을 위해 충족해야 하는 주민동의율이 80%에 이른다. 10명중 8명은 사업에 찬성해야 사업이 추진된다는 의미다.
대상지 시세와 개발 가능 고도, 공사비와 분담금 문제 등에 있어 손해를 볼 수 있는 토지와 건물 소유주들이 반대할 수 있기 때문에 동의율을 채우지 못할 수 있다. 특히 분담금 문제는 주민들이 가장 관심을 두는 부분이다.
한 모아타운 거주민은 “정비업체에서 사업성이 나온다고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고 주민들을 꾸준히 설득하고 있지만 향후 오를 수 있는 분담금이 부담이 된다는 주민이 많아서 추진이 더디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거주민은 “한강변 입지의 모아타운 대상지고 시공사 선정 단계에 들어섰지만 협상하는 시공사에서 평당 공사비를 1000만원을 책정했다”라며 “분양이 완료됐을 때 이익을 볼 수 있어도 당장 마련해야 하는 자금을 신경쓸 수밖에 없지 않느냐”라고 호소했다.
이같은 상황으로 오세훈표 모아타운으로 신축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 구역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입지가 좋으면 사업성 확보가 분명 가능하지만 층고제한부터 분담금, 구획까지 모든 것을 만족시키고 싶어하는 욕구도 사업 진행을 더디게 한다”며 “하지만 모든 것을 만족시키려면 사업성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포기해야 하는 요소가 존재한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주민들이 더 높은 층고, 넓은 구획을 원하지만 20층 이상부터 단가가 약 1.5배 이상 올라가고 더 넓은 부지에서 진행하면 난립개발이 될 수 있다”라며 “적절한 분담금 책정이 되려면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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