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검단 호반베르디움 흥행 잣대.."3기 신도시 악재에 공간활용도 아쉬워"

민경미 기자 승인 2018.10.22 15:40 | 최종 수정 2022.01.10 10:43 의견 0
20일 검단신도시 호반베르디움 모델하우스를 찾은 관람객들. [사진=민경미 기자]

[한국정경신문=민경미 기자] 인천 서구 일대에 조성되는 수도권 마지막 2기 신도시인 검단신도시 분양이 시작됐다. 지난 19일 호반산업이 ‘검단신도시 호반베르디움’으로 그 포문을 열었다.

검단신도시는 총 7만5000여가구, 약 18만여명이 거주할 예정이다. 호반산업을 시작으로 금호건설, 대광건영, 대방건설, 대우건설, 우미건설, 유승종합건설, 한신공영 등이 연내 분양할 계획이다.

호반베르디움의 분양실적이 향후 검단신도시 분양에 미칠 영향이 크다. 이 때문에 호반베르디움이 흥행몰이에 성공할지 건설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까지도 검단신도시의 흥행여부는 안갯속이었다. 교통, 문화시설, 대형 쇼핑몰 등 기반시설이 부족한데다 뚜렷한 일자리가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고촌에 비해선 덜하지만 비행기 소음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9·13 후속조치로 이르면 11월부터 1주택자에 대한 청약이 제한되면서 막차를 타려는 실수요자들의 움직임이 나타났다. 여기에 분양가 상한제로 인해 비교적 저렴한 분양가가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했다.

검단 1선발 호반베르디움 1주택자 규제 '호재' VS 3기 신도시 '악재'

호반베르디움의 흥행 성패는 국토부의 정책이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업계 관계자는 “얼마전까지만해도 호반베르디움같은 경우 미분양이 될 것이라는 말이 떠돌았다”면서 “하지만 국토교통부의 1주택자 규제 정책의 효과를 볼 것 같다”고 예상했다.

1주택자 규제가 분양에 호재라면 걸림돌도 있다. 바로 3기 신도시 계획이다. 국토부는 서울과 1기 신도시 사이에 3기 신도시를 선정해 주택 20만 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실제로 지난 20일 호반베르디움 분양현장에서 만난 A씨(40대)는 “인천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죽어있다”며 “3기 신도시가 생기면 검단신도시는 낙동강 오리알이 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불안해했다.

검단신도시에는 현재 지하철이 없다. 계양역까지 차로 10분, 버스로는 15분 정도 걸린다. 차량을 이용해 서울 도심권으로 진입하려면 1시간 이상 걸린다. 서울 근처에 생길 수 있는 3기 신도시가 검단 신도시에 악재가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호반베르디움 분양 관계자는 “학교용지와 공원용지, 중심상업용지를 걸어서 갈 수 있다. 인천지하철 1호선 연장선(예정)까지도 300미터라 도보로 5분 거리”라며 “검단지구 내 첫 분양이라 입주 후 당장은 편의시설이 불편하겠지만 최근 분양한 아파트에 비하면 분양가가 저렴한 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분양한 김포 메트로한강자이의 경우 평균 분양가는 3.3㎡당 1300만원이었다. 메트로한강자이의 경우 현재 프리미엄이 6000만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인근에 있는 풍무동에 비해 비싸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풍무동 공인중개사는 "여기는 3.3㎡당 800만원대인데 (검단신도시가) 아무리 새 아파트라지만 가격 차가 많이 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싸다고 느끼는 고객들이 많다"고 전했다.

"방·거실·안방 드레스룸 좁아" "펜트리 크고 맞통풍 잘 돼"

하향식 피난 사다리 [사진=민경미 기자]

이날 분양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의 구성에 대한 불만이 제기됐다. 호반베르디움은 가변형 벽체를 활용해 방을 2개에서 4개까지 입맛에 맞게 구성할 수 있지만 방이 늘어날 경우 방과 거실이 작아진다는 지적이다.

C씨(50대)는 72㎡(29평형) 둘러본 뒤 “방을 4개로 만들면 상당히 좁을 것 같다. 창고 같은 느낌”이라며 “발코니 확장을 안하면 거실이 굉장히 작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하향식 피난 사다리가 특이하다”면서도 “보통 여기에 짐을 놓을 것 같아서 피난 사다리로서 제 기능을 다할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D씨(30대)는 “안방에는 침대 한 개 들어가면 꽉 차서 옷장을 못 넣겠다”고 지적했고, 반면 E씨(20대)는 “작은 평수라도 드레스룸이 잘 나와서 좋다. 구조는 72㎡(29평형)가 나은 것 같다”고 호평했다.

84㎡(33평형) 드레스룸 [사진=민경미 기자]

84㎡(33평형)는 거실을 확장할 경우 7.2미터 광폭 거실이 된다.

84㎡(33평형)을 살펴본 F씨(40대)는 “펜트리가 커서 좋다, 맞통풍이 잘 될 것 같다”고 말했고, G씨(50대)는 “화장실이 필요이상으로 크고, 안방 드레스룸은 평수대비 작다. 호반이 공간을 잘 활용하던데 이번엔 별로인 것 같다”고 혹평했다.

평면·단지 구성 일산보다 뛰어나..마곡·향동지구 반사이익 얻을 수도

호반베르디움은 지하 2층, 지상 27층, 14개 동 등 총 1168가구로 구성됐다. 전용면적 별로는 72㎡A 205가구, 72㎡B 205가구, 84㎡A 559가구, 84㎡B 199가구 등이며 전 가구 4베이 4룸으로 설계됐다.

청약일정은 오는 24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25일 1순위, 26일 2순위 접수를 받는다. 당첨자 발표는 11월 1일이며 입주는 2021년 6월 예정이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평균 분양가는 3.3㎡당 1201만원이고, 전매제한 기간은 1년이다. 청약통장 가입 후 1년이 경과하고 예치금액이 지역별 청약 예치기준금액 이상이면 1순위 청약이 가능하다. 다주택자 및 당첨 사실이 있거나 세대주가 아니더라도 청약할 수 있다.

호반베르디움이 들어서는 검단 신도시는 인근에 있는 일산과 비교했을 때 새 아파트로 구성된다는 장점도 지녔다. 일산 신도시는 지어진지 20년이 지나 노후도가 높다. 평면이나 단지 구성면에서 검단 신도시가 월등하다. 또한 마곡과 향동지구의 집값이 검단신도시에 비해 높기 때문에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있다.

풍무동 주민인 B씨(30대)는 “역에서 멀기 때문에 입주 후 2년 정도는 불편하겠지만 인근에 있는 풍무동의 기반시설을 이용하면 된다”며 “풍무동에는 홈플러스, 이마트 트레이더스, 수영장 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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