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도시정비사업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 마지막 분기에도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압구정2구역 재건축과 전라중교일원 재개발을 통해 1위로 올라선 현대건설은 장위15구역에서 굳히기에 나섰다.

문래동4가 재개발을 확보한 삼성물산은 여의도대교아파트 재건축과 성수전략정비구역 재개발을 발판삼아 8조클럽 입성과 왕좌 탈환을 조준 중이다.

현대건설, 삼성물산 본사 전경 (사진·이미지=각사)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도시정비사업 부문에서 선두 다툼을 펼치고 있다. 삼성물산은 연초부터 줄곧 정비사업 1위 자리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현대건설이 최근 3조원 규모 실적을 추가하면서 2위로 밀려나게 됐다. 4분기만을 남겨두고 순위가 뒤바뀐 가운데 각각 장위15구역, 여의도대교아파트에서 추가 수주를 노리는 분위기다.

현대건설은 3분기까지 정비사업에사만 8조6878억원의 수주고를 기록했다. 상반기 한남4구역에서 패배한 이후 주춤했음에도 하반기 들어 단숨에 실적을 쌓아가는 모양새다. 특히 지난달 26일에는 압구정2구역·전주 전라중교일원 수주에 성공하면서 하루만에 3조1521억원을 추가했다. 이로써 ‘7년 연속 도시정비사업 수주 1위’라는 기록 달성을 위한 기반 마련에 성공한 것이다.

삼성물산은 1월 한남4구역을 시작으로 신반포4차, 장위 8구역 등 서울 내 굵직한 사업지를 연이어 수주해 왔다. 상반기 중에는 연간 목표치인 5조원을 조기 달성하기도 했다. 하반기 들어선 개포우성7차 재건축에 집중하는 태도를 보였다. 결과적으로 대우건설과의 각축전 끝에 승리하면서 6757억원의 실적을 추가했다. 지난달에는 문래동4가 재개발 조합과 수의계약을 체결해 수주액 4673억원을 더했다.

두 정비사업에 반포 삼호가든5차 재건축까지 더한 삼성물산의 누적 수주액은 7조5501억원이다. 3분기를 거치며 현대건설보다 약 1조1000억원 뒤쳐지게 됐다.

정비사업 왕좌의 경쟁이 양자구조로 정리돼 가는 상황 속 삼성과 현대의 발걸음은 각각 여의도와 장위동으로 향하고 있다.

먼저 삼성물산은 여의도대교아파트 재건축 입찰에 두차례 모두 단독 참여했다. 이에 따라 우선협상대상자 지정 후 수의계약을 진행할 것이란 전망이 업계의 주된 평가다. 여의도대교의 총 공사비는 7721억원이다. 연내 수의계약을 체결한다면 삼성물산은 국내 건설사 중 두번째로 8조 클럽에 입성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적 수주고에 있어서는 현대건설이 앞선다. 이로 인해 선두 탈환을 위해서는 추가 수주가 필요하다. 현재 삼성물산은 증산4구역과 성수전략정비구역에도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건설 역시 성수전략정비구역 입찰을 검토 중이지만 우선 장위15구역 재개발사업으로 격차 벌리기에 나설 전망이다. 장위15구역 조합은 정관에 따라 3번째 입찰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두차례 유찰된 바 있어 수의계약 전환이 유력해 보인다. 사업의 공사비는 1조4663억원에 달한다. 이를 포함할 경우 현대건설의 수주고는 10조1541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업계 최초 도시정비사업 10조 클럽 입성도 가능한 것이다.

한 건설업계 전문가는 “시공능력평가 선두그룹에 있는 두 대형 건설사가 도시정비사업에서 압도적인 역량을 보여줬다”며 “브랜드 선호 현상이 강해지고 있는 만큼 대형 건설사들 간의 수주 격차도 점점 더 벌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마지막 분기가 남아있기에 최종 순위는 바뀔 수 있다”며 “현재로서는 10조를 먼저 달성할 현대건설이 유리해 보인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