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이진성·우용하 기자]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스카이브릿지 조성을 놓고 내로남불 논란이 불거질 모양새다.

삼성물산은 최근 개포우성7차 재건축 사업과 관련해 스카이브릿지의 인허가 문제 같은 부정적 요소를 나열하며 사실상 이를 도입한 경쟁사인 대우건설을 저격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해당 설계에 가장 적극적인 건설사로 삼성물산을 꼽는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은 그동안 사업에서는 조합 원안에 포함된 내용을 반영했다는 입장이다.

래미안 루미원 야경경관 투시도 (이미지=삼성물산)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최근 수주에 성공한 다수 사업에서 스카이브릿지를 제안했다. 실제 삼성물산은 올해 초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신반포4차 재건축 사업에서 170m 높이에 100m 길이의 스카이브릿지를 제안했다. 지난해에는 남영2구역 사업 당시에도 185m길이의 파노라마 스카이브릿지를 적극 내세웠다. 서울시를 제외하고 보면 최근 부산사직 2구역과 안양 종합운동장 동측 등에서도 스카이브릿지를 포함시켰다.

스카이브릿지는 '허공에 있는 다리'라는 의미로 일반적으로 건물과 건물 사이를 잇는 다리를 말한다. 최근 프리미엄 주거단지의 상징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하지만 삼성물산은 스카이브릿지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내놔 의구심을 자아냈다. 스카이브릿지로 각종 수주에서 재미를 본 삼성물산이 추구하는 방향과 맞지 않는 모습이어서다.

실제 지난 24일 삼성물산은 참고자료를 통해 '서울시 정책상 스카이브릿지에 대한 인허가가 불확실하고 조화로운 도심 경관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신속한 시공을 위해 불가피하게 스카이브릿지를 뺐다는 내용인데, 그동안 삼성물산은 각종 사업에서 스카이브릿지를 도입하며 이러한 내용을 언급한 적이 없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스카이브릿지가 인허가 문제 등에서 기존 설계보다는 까다로운 것은 사실이지만 프리미엄이 붙는 단지에서는 항상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고 결국 기술력을 보여주는 자리였다"면서 "일부 환경에 따라 스카이브릿지 설계가 문제가 되긴 하는 데 이번 개포우성7차와 관련한 서울시의 고시에서는 특별히 스카이브릿지를 설계 안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개포우성7차 정비계획 고시 내용에 스카이브릿지 관련 내용이 없었고 최근 서울시가 조화로운 도심경관 목적상 스카이브릿지 인허가를 까다롭게 보는 점을 고려했다"며 "불확실성이 높은 스카이브릿지로 인한 인허가 기간 소요 대신 빠른 사업진행을 위해 제안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대신 메인주동 두곳에 스카이 커뮤니티를 제안해 보다 활용성이 높고 상징성을 갖춘 공간을 제공할 방침이다"고 했다.

앞서 삼성물산은 개포우성7차 사업에 제안한 '래미안 루미원'의 설계 준비가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일부 세대가 약 2미터(m)거리에서 각각 안방과 주방이 마주보는 구조로 설계된 데 따른 것이다. 약 300세대가 90도로 꺾여 84B의 안방과 84C 주방이 서로 보이는 이른바 '이웃집 조망'을 제시했는 데 84B의 경우 안방으로 설계돼 있다는 점에서 사생활 침해 여지도 불거졌다.

논란이 일자 삼성물산은 사생활 보호필름으로 해소하거나 일부 골조를 변경할 수 있다는 대안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