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서울에 남아있는 판자촌과 달동네를 대상으로 한 재개발 활동이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토지 소유권 이전을 완료한 강남 구룡마을과 최종 정비계획이 고시된 중계동 백사마을은 각각 철거와 착공을 앞두고 있다. 성북구에서는 정릉골 재개발사업의 정상화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노원구 중계동 백사마을에서 정비계획 변경 고시 안내와 철거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우용하기자)

2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구룡마을에서는 막바지 이주와 보상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토지·비닐하우스 등에 대한 소유권이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로 이전되면서 본격적인 철거 작업을 준비하는 분위기다.

서울시 강남구 양재대로 일원에 위치한 구룡마을은 강남의 마지막 판자촌으로 불려왔다. 지난 2012년부터 재개발이 추진돼 왔지만 개발 방식에 대한 입장차와 이주·보상 문제로 장기간 표류해 왔다. 이에 서울시와 SH는 2023년부터 구역 내 토지·물건 소유권 이전을 위한 보상협의와 수용절차를 진행했다. 약 2년에 걸친 소유권 등기 이전이 마무리되면서 후속 활동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서울시와 SH는 올해 하반기 철거, 내년 하반기 착공에 나설 계획이다. 다음 일정들이 정상적으로 진행된다면 2029년에 준공될 예정이다. 낙후된 생활 환경은 최고 35층, 약 3800세대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로 탈바꿈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사업이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소유권 이전은 해결됐으나 거주민 이주 문제가 남아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아파트 분양권을 요구해온 일부 무허가 주택 거주민들은 이주와 철거를 반대하는 중이다. 서울시는 거주민과 지속적으로 소통해 안전한 주거환경으로 이주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구룡마을에 앞서 보상 문제를 마친 백사마을에 대해서는 정비계획 변경안이 최종 고시됐다. 2009년 재개발구역 지정 후 16년만에 사업 계획을 확정 지은 것이다.

노원구 중계본동에 있는 백사마을은 이번 재개발사업을 통해 최대 35층, 26개동 3178세대의 브랜드 대단지로 변할 예정이다. 기존 계획 대비 741세대 증가한 것이다. 시공사와 단지 이름은 각각 GS건설, ‘네이스처시티 자이’로 정해졌다.

착공은 이주와 철거를 마무리한 후 연말부터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백사마을의 이주는 98% 이상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구역 한편에서는 올해 5월부터 철거가 진행되고 있다. 백사마을에 들어설 ‘네이스처시티 자이’는 2029년 상반기에 준공될 계획이다.

성북구에서는 정릉골 재개발이 사업 재개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릉골 재개발은 성북구 정릉동 757번지 일대에 1411세대 규모의 타운하우스 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지난해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았음에도 이주와 철거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세입자들의 반발과 조합 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임동하 조합장 해임 사태로 내홍을 겪어왔기 때문이다.

다만 임 조합장은 이달 20일 조합장 해임 임시총회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이 인용되면서 7개월 만에 복귀했다. 물론 조합 내 갈등 문제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임 조합장 복귀를 통해 멈춰 있던 사업이 재개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는 모양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낙후 주거지 재개발 현장의 경우 대부분 외곽이지만 그래도 서울 안에 있어 공급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된다”라며 “가장 큰 관건인 이주·보상 갈등만 해결된다면 후속 절차는 빠르게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