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국내 비만치료제 개발 경쟁에 불이 붙었다.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비만신약 시장의 급성장을 넘어서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과 대웅제약이 비만치료 개발 임상 첫 단계에 돌입한다. 일동제약은 최근 비만·당뇨 등을 겨냥한 대사성 질환 신약 후보물질 ID110521156의 임상 1상 톱라인을 공개해 관심을 끌었다.
한미약품이 지난달 말 미국 식품의약국에 신개념 비만치료제(LA-UCN2, HM17321)의 임상 1상 진입을 위한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했다.(사진=한미약품)
한미약품은 지난달 말 미국 식품의약국에 신개념 비만치료제(LA-UCN2, HM17321)의 임상 1상 진입을 위한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했다. 성인 건강인을 대상으로 HM17321의 안전성과 내약성, 약동학, 약력학 특성 등을 평가하는 내용의 임상시험계획이다.
HM17321은 단순히 근손실을 보완하는 수준을 넘어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근육량 증가와 지방 선택적 감량을 동시에 구현하는 세계 최초의 비만 혁신 신약으로 개발되고 있다. 기존 GLP-1 기반 약물들은 근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HM17321이 전세계 비만치료제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최근 열린 유럽당뇨병학회(EASD 2025)에서는 비만 영장류 모델 연구에서도 체지방 선택적인 체중 감량과 동시에 제지방량 보존 효과 재현을 확인했다. 웨이트 트레이닝의 근육 증가 기전을 차용해 정상적 기능을 지니는 근 성장을 유도하는 기전을 규명함으로써 임상 성공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는 평가다.
대웅테라퓨틱스가 개발한 마이크로니들 패치(사진=대웅제약)
대웅제약은 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의 마이크로니들 패치 임상 1상 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의 마이크로니들 패치는 대웅제약과 대웅테라퓨틱스가 함께 개발하는 비만치료제다. 피부에 부착하면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으로 구성된 미세바늘이 녹아 약물을 피부 진피층으로 직접 전달하는 패치형 제제로 주 1회 부착한다. 가압 건조와 완전밀착 포장 같은 차별화된 기술을 통해 약물의 균일성과 안정성을 극대화하고 오염 우려 없이 정밀한 투여를 가능하게 하는 대웅테라퓨틱스의 독자적 약물전달 플랫폼 클로팜(CLOPAM®)이 적용됐다.
이번 임상은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마이크로니들 패치의 안전성과 약동학적 특성을 평가한다. 노보노디스크의 비만·당뇨 치료제인 오젬픽과 위고비 주사제 대비 상대적 생체이용률을 확인하는 단계다.
대웅제약 측은 “클로팜은 피하 주사제 대비 80% 이상의 높은 상대 생체이용률을 나타내는 것이 특징이며 이는 지금까지 공개된 기존 마이크로니들 패치의 30% 수준과 비교해 월등히 높은 성과이자 경구제 대비로는 약 160배에 달하는 수치”라며 “경구제 복용 부담이 줄고 주사제 투여 대비 치료 순응도가 높아지며, 의료진은 주사 투여와 모니터링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여 환자 관리에 더 집중할 수 있어 결과적으로 진료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일동제약은 비만·당뇨 등을 겨냥한 대사성 질환 신약 후보물질 ID110521156 관련한 임상 1상 톱라인데이터를 공개했다.
ID110521156은 GLP-1 RA(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로 체내에서 ▲인슐린의 합성 및 분비 ▲혈당 수치 감소 ▲위장관 운동 조절 ▲식욕 억제 등에 관여하는 GLP-1 호르몬과 유사한 역할을 한다.
일동제약은 SAD 연구 결과 혈중에서 18시간 이상(최대 24시간까지) 효능 농도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약물 노출이 유지됐다고 밝혔다. 반복 투여 시 약물의 체내 축적성이 없고 식이 영향을 받지 않는 등 1일 1회 경구 투여 용법에 적합한 약동학적 특성도 확인했다.
MAD 연구에서는 체중 감소와 혈당 강하 등 ID110521156의 약력학적 효능도 함께 확인됐다.
MAD 연구는 건강한 성인 36명을 대상으로 임상기관에 입원한 상태에서 시행했다. 투약 용량에 따라 ▲50mg ▲100mg ▲200mg 3개 그룹으로 나누고, 코호트당 피험자를 12명씩 배정해 ID110521156을 1일 1회, 4주(28일)간 투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MAD 결과 50mg과 100mg 투여군에서 4주 평균 각각 5.5%와 6.9%의 체중 감소 효능이 나타났다. 특히 200mg 투여군의 경우 평균 9.9%, 최대 13.8%의 우수한 체중 감량을 보여 투약 용량 의존적인 약물 유효성을 확인했다.
일동제약은 내년 글로벌 임상 2상 진입을 목표로 ID110521156에 대한 후속 개발 작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