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수걸이 수주 시작했지만”..건설업계, 원가율 상승에 실적 먹구름 ‘가득’
삼성∙현대, 22일 작년 실적 발표..DL∙GS∙대우는 내달 공개
주요 건설사, 영업이익 감소 전망..GS건설은 흑자전환 기대
신규 수주로 올해 사업 시작..대내외 불확실성은 변수로 ‘남아’
우용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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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22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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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을 시작으로 건설업계의 실적 발표가 예고된 가운데 대부분 원가율 상승 문제로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건설사들이 마수걸이 수주를 진행하며 반등에 나서고 있지만 업황 개선은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으로 올해도 힘들어 보인다.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날 시공순위 1위인 삼성물산과 2위 현대건설이 작년 연간 실적을 발표한다. DL이앤씨와 GS건설, 대우건설은 설 연휴를 보낸 후 다음 달 중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하지만 건설업계의 작년 실적은 부진했을 것이란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주요 건설사의 작년 4분기 실적 발표가 시작되겠지만 전반적으로 부진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4분기 특성상 다수의 일회성 손익 발생이 전망되고 이에 시장 기대치와 다른 큰 쇼크·서프라이즈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유안타증권 역시 현대건설·DL이앤씨·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의 4분기 합산 매출액은 14조5000억원, 영업이익은 2430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 34%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정윤석 연구원은 “하반기 들어 업장 전반적인 외형 성장 둔화가 감지됐고 비용 증가 요인이 발현돼 부진한 수익성이 지속될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회사별 연간 실적 전망 역시 대부분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거나 영업이익이 감소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인포맥스가 주요 증권사의 실적 전망을 취합한 결과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경우 작년 연결 실적은 매출액 33조6108억원과 영업이익 5448억원으로 추정됐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3.35%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30.63% 급감한 것이다.
대우건설도 영업이익 3458억원을 달성해 전년 동기 대비 47.8%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당기순이익은 절반 이상 줄어든 2571억원으로 평가됐다.
건설업계의 부진은 거듭된 공사비 상승이 주된 요인으로 풀이된다. 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건설공사비 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공사비 지수는 130.26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4포인트 상승했다. 기준년인 2020년과 비교해 무려 29.19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한 지방 사업장 미분양 문제도 건설사의 손실을 키웠다.
물론 주요 건설사의 부진에도 반등에 성공할 것으로 보이는 건설사 역시 존재한다.
GS건설은 영업이익 2998억원, 당기순이익 3216억원을 달성하면서 전년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할 전망이다. 매출액은 같은 기간 소폭 감소한 12조6850억원으로 평가됐다. 다만 이는 전년과 달리 일회성 비용이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GS건설은 검단 지하주차장 사고로 인한 대규모 비용 여파로 2023년 당시 3800억원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위기 극복을 위해 건설업계는 우선 마수걸이 수주로 개선의 불씨를 키우고 있다. 현재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건설사는 GS건설로 이달에만 2건의 정비사업 수주를 달성했다. GS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된 현장은 서울 중화5구역 공공 재개발과 부산 수영 1구역 재개발 사업으로 이를 통해 1조2900억원의 수주액을 확보했다.
롯데건설은 공사비 3522억원 규모의 신용산북측1구역 재개발 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되며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했다. 삼성물산은 1조6000억원 규모의 한남4구역 재개발, 포스코이앤씨는 1560억원 규모 광진구 상록타워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수주로 올해 도시정비사업 활동을 개시했다.
하지만 연초부터 진행된 건설업계의 수주 활동에도 불구하고 올해 업황 개선은 쉽지 않아 보인다.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 여파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에 더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강달러와 고관세 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내외적인 변수로 올해 분양계획 수립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며 “특히 후보 시절부터 관세 정책과 달러 강세를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으로 수입 원자잿값 상승까지 예상돼 상반기 중 기대했던 업황 개선은 힘들어 보이고 오히려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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