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신규 재개발과 재건축 단지의 이주촉진비 보증 심사를 대폭 강화하고 과도한 이사비에 대해서는 보증을 제공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수립했다.

1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HUG는 최근 재건축과 재개발 사업장에서 제출하는 사업비 심사 기준을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이주촉진비에 대해 보증 발급 여부를 꼼꼼히 따질 계획이고 이주촉진비가 일정 금액을 넘으면 보증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HUG 관계자는 "이주촉진비는 사업장별로 실제 용도가 각기 다르므로 개별 사업장에 대한 보증심사 후 보증서 발급여부의 판단이 필요하다"며 "구체적인 금액과 심사 기준을 마련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주촉진비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만 통상적인 범위를 넘어서는 금액에 대해서는 심사 결과에 따라 보증 발급을 하지 않을 방침이다"라며 "이사비 명목의 과도한 금액 지출을 방지하도록 심사를 더욱 철저히 할 계획이다"라고 강조했다.

재개발과 재건축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되려면 기존 거주자들이 신속하게 이주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때문에 조합에서는 일반적으로 HUG의 보증을 받아 거주민의 이주비와 이주촉진비를 지급해 왔다.

다만 이주비는 옮겨갈 집을 구하거나 기존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반환하는 데 사용하는 것으로 용도가 한정돼 있고 근저당 설정 후 대출받는 형태여서 조건이 비교적 어렵다.

반면 이주촉진비는 금액이 상대적으로 작은 대신 근저당 설정 등의 조건이 없어 쉽게 대출 가능하다. 이 때문에 이사할 때 부수적으로 드는 비용을 지원하는 선에서 '이사비' 명목으로 지출됐다.

그러나 최근 일부 조합에서 이 돈을 무이자로 대출하며 선심성으로 남발하거나 이사 지원 수준을 벗어나 과도하게 지출하는 사례가 발견됐다. 이에 따라 HUG가 본격적인 단속에 나선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HUG는 지난달 서울 은평구의 한 재개발 사업지에서 조합원들에게 이주촉진비로 가구당 1000만원씩 무이자 대출을 하는 사례를 발견해 추가 보증서 발급을 중단한 바 있다. 이후 내부 회의를 거쳐 신규 사업지에 대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이주촉진비에 대한 보증을 지원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에 보증을 제공하던 사업지들에 대해서는 조합원 사이의 형평성과 현장의 혼란 방지 등을 위해 보증을 계속 지원할 예정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조합원에게 제공하는 위로금이나 선심성 이사비 등은 결국 분양가 책정 단계에서 새로운 입주자들의 부담으로 돌아온다”며 “HUG로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정경신문 우용하 기자 wooyh1053@naver.com 우용하 기자의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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