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라그나로크? 그라비티 해법은 ‘타겟 유저 기반 차별화’

유사성 지적 속 성과 이어져..IP ‘풀체인지’ 필요한 때

변동휘 기자 승인 2024.08.29 11:53 의견 0
그라비티의 9월 신작 ‘더 라그나로크’ (자료=그라비티)

[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그라비티가 다시 한 번 ‘라그나로크’ IP(지식재산권)를 꺼내 들었다. 이전부터 유사성 지적이 이어졌지만 여전히 안정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이 이러한 행보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타겟 유저 측면에서의 차별화가 이를 가능케 했던 요인으로 분석되나 장기적으로는 완전히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풀체인지’가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라비티는 9월 9일 신작 MMORPG ‘더 라그나로크’를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IP 정통성을 계승하기 위해 2D 도트 그래픽 등 원작 요소들을 최대한 재현하는 데 집중한 타이틀이다.

다만 ‘라그나로크M’이나 ‘라그나로크 오리진’ 등 기존에 출시했던 타이틀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는 의견도 나왔다. 실제로 이는 이전부터 꾸준히 지적된 부분이기도 하다. 현재 국내 서비스 중인 타이틀만 해도 ▲라그나로크 제로 ▲라그나로크M ▲라그나로크 오리진 ▲라그나로크 비긴즈 ▲라그나로크X: 넥스트 제네레이션 등 상당한 갯수라는 점에서다. 이로 인한 카니발리제이션 우려도 지속적으로 나왔다.

그럼에도 다시 ‘라그나로크’ 카드를 집어든 배경은 결국 성과에 있다. ‘라그나로크’ 파생작들이 ▲동남아 ▲중화권(대만·홍콩·마카오) ▲아메리카 등 글로벌 각지에서 꾸준히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이번에 출시되는 ‘더 라그나로크’도 지난 6월 ‘초심지전’이라는 명칭으로 중화권 지역에 먼저 출시돼 현지 앱마켓 최상위권을 휩쓸었다. 이는 여전히 IP에 대한 수요가 잘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개별 타이틀의 차별화 포인트는 타겟 유저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각기 다른 수요를 노리며 카니발리제이션을 피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관련해 그라비티 선상웅 PM은 지난 28일 ‘더 라그나로크’ 미디어 간담회에서 “‘라그나로크 오리진’의 경우 코스튬을 좋아하는 이용자들이 많으며 ‘라그나로크X’는 보다 개방적인 콘텐츠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더 라그나로크’ 역시 원작의 향수를 가진 이들을 핵심 타겟으로 삼을 전망이다.

단일 IP 일변도를 탈피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뮈렌: 천년의 여정’을 통해 서브컬처 장르에 도전장을 던졌으며 PC·콘솔 신작들도 개발 중이다. 지난해 지스타를 통해 공개한 ▲사이코데믹~특수 수사 사건부 X-File~ ▲카미바코 ▲스노우 브라더스2 스폐셜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부분이 비단 그라비티만의 특수한 사례가 아니기도 하다. 위메이드는 중국에서 ‘미르의 전설’ IP 라이선스 사업을 진행 중이며 그중 일부는 국내에도 출시되고 있다. 웹젠 역시 ‘뮤’ IP 기반의 다양한 신작들을 선보인 바 있다.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고 저변을 넓히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통용된다는 뜻이다.

다만 업계 전문가는 이러한 단계를 넘어 ‘풀체인지’에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그나로크’를 비롯한 국산 IP들이 여전히 생명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에 그치지 않고 성장을 위한 여러 시도들을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게임정책학회 이재홍 학회장은 “국산 게임 IP에 대한 수요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아직 건재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는 방증”이라면서도 “다만 피로감 등에 대한 지적이 나오는 것은 획기적인 변화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라고 짚었다.

또한 “자동차 업계도 페이스리프트나 풀체인지 등 꾸준히 변화하며 브랜드 가치를 키우고 있다”며 “국내 게임업계도 이처럼 끊임없는 시도를 통해 IP의 성장을 도모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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