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필의 시선] 야놀자, 나스닥 가기 전에 클라우드만 좀 보완합시다

서재필 기자 승인 2024.08.16 07:00 의견 0

서재필 생활경제부 기자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지난 7일 야놀자리서치가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대한민국 관광대국의 길’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야놀자리서치 출범 1주년을 기념하면서 ‘대한민국 관광대국의 길’ 도서 출판을 알리고 정부에 인바운드 여행활성화 방안을 제안하는 자리였다.

기자들에게선 행사 취지와는 다른 질문들이 쏟아졌다. 기자들을 비롯해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는 야놀자 연내 나스닥 상장 여부 관련이다. 물론 야놀자리서치 박성식 대표는 “답변 드리기 어렵다”는 말만 전할 뿐이었다.

야놀자의 나스닥 상장은 꼭 올해가 아니더라도 시간 문제로 보인다. 미국에 법인도 설립했고 앞서 뉴욕증권거래소 출신 CFO까지 영입했다. 여러 M&A를 통해 몸집도 불렸다. 다만 핵심이라고 강조하는 클라우드 부문의 ‘한방’이 아쉽다.

야놀자 해외성장을 이끄는 핵심 사업부는 ‘클라우드’다. 실제로 야놀자 전체 매출에서 클라우드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분기 22.79%까지 증가했다. 해외에서 절반 이상의 매출을 내고 있다는 점에서 주요 성장동력으로 꼽힌다.

2분기 클라우드 부문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57% 성장한 743억원으로 매출 비중도 전년동기대비 14%p 이상 증가한 30%로 높아졌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 대비 257억원 증가해 역대 분기 최고치인 180억원을, 조정 EBITDA 역시 281억원 상승한 211억원을 달성하는 등 지난해 3분기부터 연속 4분기 흑자를 지속하고 있다.

앞서 야놀자는 2017년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개발로 호스피탈리티 솔루션 시장에 진출했다. 전 세계 소규모 호텔과 숙박업체의 디지털화가 더뎌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B2B 사업이 기술 수출과 인벤토리 확장으로 연결돼 주요 수익 창출원이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클라우드 부문이 B2B라면 플랫폼 부문은 B2C에 가깝다. 플랫폼 부문은 업체와 제휴 계약을 통해 판매대행하는 객실을 외부 판매채널을 이용하여 판매하거나 업체로부터 객실을 직접 구매하여 외부 판매채널을 통해 고객들에게 판매하는 ‘채널’ 역할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지금까지 M&A가 그저 B2C를 위한 ‘몸집불리기’ 느낌이 든다는 점이다.

올해 1분기 인수한 MST Travel는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위치한 회사로 예약 날짜에 따라 호텔 객실 가격의 변동을 모니터링하고 알고리즘을 통해 최적의 가격을 찾아준다. 채널 확장에 1000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인수한 고글로벌트래블(이하 GGT)도 마찬가지다. GGT는 전 세계 호텔, 리조트 등 객실 판권과 항공 티켓, 현지 차량 렌탈까지 100만개 이상 여행 인벤토리를 유통하는 플랫폼이다. 야놀자는 GGT 인수를 통해 전 세계 200여개국 100만개 이상의 여행·숙박 인벤토리를 확보했다.

1분기 클라우드 부문은 전년동기대비 66% 성장한 매출액 444억원을 기록했다.(자료=야놀자)

이제는 정말 클라우드 부문 ‘한방’이 필요하다. 여태 외쳐 온 ‘데이터 연결’을 기반으로 여러 인벤토리(숙박시설)를 동일한 서비스로 관리할 수 있는 ‘하나의 소프트웨어’ 말이다.

지난해 인수한 INN SOFT는 지난 30년간 북미 시장에서 자산관리시스템(PMS), 채널관리(CMS), 웹사이트 예약시스템(BE) 등 호스피탈리티 시설 전용 솔루션을 공급한 기업이다. 지난 2021년 야놀자가 인수한 이후 가람, 씨리얼, 이지테크노시스, 산하정보기술 등 솔루션 기업들과 결이 비슷하다.

야놀자는 산하정보기술 인수 당시 ‘국내 1위 호텔 솔루션 기업’이라고 추켜세웠지만 아직 제대로된 시너지를 내지 못한다는 평가다. 현 시점 지난해 인수한 INN SOFT와 산하정보기술의 솔루션이 상호 연결 및 호환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야놀자가 말하는 인바운드 5000만 유입은 해외에서나 국내에서나 동일한 퀄리티의 숙박시설 예약 서비스가 제공되는 것이 중요하겠다. 이를 위해서는 인벤토리(숙박시설) 풀이 넓어야 가능하고 인벤토리 확보는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할 수 있는 솔루션이 뒷받침돼야 한다.

자금을 바탕으로 한 인벤토리 확보는 충분하다. 이제는 IT 기업다운 기술적 역량을 보여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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