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윤희 단상] 구독의 시대..구독료 인상은 공감대부터

임윤희 기자 승인 2024.08.02 06:00 | 최종 수정 2024.08.05 07:46 의견 0
임윤희 산업부 차장

[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우리는 '구독의 시대'를 살고 있다. 기술 발전과 소비 문화의 변화로 구독 서비스가 다양한 분야에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월 이용료라는 소비항목이 무섭게 늘어나고 있다. 구독료 인상업체까지 늘어나면서 월급 통장이 빠르게 비어간다.

구독 서비스가 우리 삶으로 깊숙하게 파고드는 이유는 뭘까.

소비자들은 물리적 소유보다 서비스와 경험을 중시하게 됐다. 초기 비용 부담 없이 정기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구독 모델은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이다. 공유 경제와 자원 절약이 강조되는 것도 중요한 요인이다.

지난달 25일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렌털 가전 시장 규모는 2020년 40조원 규모에서 2025년까지 1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독 시장에 빠르게 진입한 LG전자는 구독 서비스 매출만 올해 1조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하반기에 가전 구독 서비스 사업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구독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서비스 분야가 늘어난다. 가전뿐만 아니라 이커머스, OTT, 세탁 서비스까지 삶의 모든 분야가 구독으로 이어진다.

때문에 구독료 인상은 소비자에게 민감한 주제다. 인상 카드를 내민 기업은 소비자가 줄어 시장에서 도태되기도 하고 반대로 충성 고객을 늘리고 매출도 늘어나는 효과를 얻기도 한다.

넷플릭스는 2022년 1분기 요금 인상 이후 약 20만 명의 구독자를 잃었다. 이는 10년 만의 첫 구독자 감소 사례였다. 디즈니 플러스는 2021년 요금 인상 후 일부 소비자들이 서비스 해지를 선택했다. 예상보다 낮은 구독자 성장률을 기록했다.

쿠팡과 배송위탁 계약을 맺은 택배영업점 차량(자료=연합뉴스)

반대의 경우도 있다. 쿠팡은 그동안 구독료를 두차례나 인생했음에도 이용자가 늘어났다. 쿠팡이 다음달부터 구독료를 또 한번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인상한다. 이번에도 유료 회원 이탈이 없을지 관심이 커진다.

다만 현재까지는 '탈쿠팡' 움직임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쿠팡은 와우멤버십을 통해 로켓배송은 물론 배달 앱 쿠팡이츠 무료배달,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여전히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이미 신규 회원에 대한 구독료가 인상됐지만 쿠팡의 월간이용자수(MAU)는 증가한 점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쿠팡의 MAU는 지난 4월 3090만명에서 5월 3111만명, 6월 3129만명으로 늘었다.

구독 서비스의 인상은 기업에게 양날의 검이다. 소비자는 이를 수용하고 충성고객이 되던가 아니면 서비스를 종료한다. 성공적인 인상을 위해서는 소비자가 구독료보다 득이라고 느낄만한 조건이 필수다. 이를 위해선 소비자와 충분한 공감대 형성이 우선되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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