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물이 지난 15일 기준 8만 건을 하회했다.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박세아 기자] “간신히 마음에 드는 집 골랐는데 집주인이 갑자기 안 팔겠다고 하더라고요”

현재 대구에서 거주하는 A씨는 최근 용산에 있는 아파트를 매수하려고 노력 중이다. 얼마 전 주택구매자금 한도내에서 취득할 수 있는 아파트를 찾아 가계약금까지 걸었지만 집주인이 돌연 마음을 바꿔 매물을 거둬들였다. 집주인은 배액배상금을 돌려주면서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였다.

수도권 위주로 집값이 본격적인 상승 추세에 접어들고 매수세가 강해지자 집주인들이 추가 상승을 기대하며 매도의사를 철회하는 모습을 심심치않게 볼 수 있다.

17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 아파트 매물은 지난 15일 신고 기준 7만9925건으로 집계됐다. 4개월 만에 8만 건을 밑돌았다.

고금리에 따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시장 침체와 공사비 인상으로 공급 위축 상황은 지속되고 있다. 이 같은 영향으로 분양가가 치솟자 하루라도 빨리 내 집을 마련하는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지난달 전국 주택종합(아파트·연립·단독주택) 매매가격지수는 0.04% 올랐다. 지난해 12월 하락 전환한 이후 6개월 만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0.19% 오르며 전월(0.02%) 대비 상승폭을 키웠다. 서울이 0.38% 올랐고 인천과 경기는 각각 0.14%, 0.07% 상승했다.

정부에서 저출생 극복 일환으로 신생아특례대출 등 초저금리의 정책금융상품을 출시해 매수를 유도하면서 향후 부동산 시장 매수세는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새 아파트 선호현상과 공급 희소성으로 선호도 높은 일부 지역 쏠림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최근 DSR스트레스 2단계 정책 시행이 9월로 연기되는 등 하루라도 빨리 좋은 조건의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으로 최근까지 외면받던 오피스텔과 빌라도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아파트와 다르게 매매가는 떨어지고 있지만 월세는 지속해서 오르고 있어서다. 가격이 낮을 때 매수해 임대 수익을 얻어 투자 가치를 극대화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오피스텔 가격동향조사를 보면 올해 2분기 기준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는 전분기 대비 0.47% 하락했다. 전셋값도 0.34% 내려갔다. 반면 월세는 0.26% 증가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 1일 기준 오피스텔 거래량은 2778건으로 전월대비 14.2% 증가했다. 연립과 다세대 주택 거래량도 6.5% 증가했다.

부동산 전문가는 “오피스텔의 전월세 전환율은 201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며 “전세사기 여파로 월세 선호현상이 강해지면서 오피스텔의 투자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월세전환율은 전세보증금을 1년 치 월세로 환산한 비율이다. 높을수록 월세를 찾는 수요자가 많다는 것으로 의미한다.

또 “아파트 물량은 부족하기 때문에 역세권 주위 오피스텔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아파트로 내 집 마련에 나서기 전 오피스텔에 잠시 거주하려는 수요도 꾸준히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