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대륙 향하는 K-게임..IP 앞세워 현지 안착 성공할까

변동휘 기자 승인 2024.06.17 11:59 의견 0
중국 출시를 준비 중인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자료=펄어비스)

[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국내 게임사들이 중국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무조건적인 성공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는 평가 속에서, 유명 IP(지식재산권)를 앞세워 현지 이용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엔씨소프트, 넷마블, 펄어비스, 위메이드, 그라비티 등이 중국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 & 소울2(이하 블소2)’는 지난 4월 사전예약을 시작해 100만명의 등록자를 확보했으며, BM과 콘텐츠 등 게임 전반에 걸쳐 현지화를 진행 중이다.

넷마블은 ‘킹 오브 파이터즈 올스타’의 출시를 준비 중이며, 위메이드도 ‘미르M’에 이어 ‘미르4’ 판호 발급을 기다리고 있다. 펄어비스는 지난 5일 ‘검은사막’의 판호 획득에 성공했다. 1주 뒤인 13일에는 그라비티가 ‘라그나로크: 여명’의 판호 발급 소식을 전했다.

정부에서도 대륙 진출의 문을 열기 위해 나선다는 방침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기획재정부와 함께 이르면 7월 중국 당국과 판호 발급 확대를 위한 협의에 나설 예정이다.

주요 기업들의 공통분모로는 IP가 꼽힌다. ‘블소2’의 전작 ‘블레이드 & 소울’은 2013년 중국 출시 후 흥행에 성공했으며, 4월 클래식 서버 오픈 이후 호평을 받고 있다. 위메이드의 ‘미르’ IP는 중국 시장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원조 한류 게임으로 손꼽힌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의 2020년 조사에 따르면, 중국 현지에서 ‘미르’ 관련 시장 규모는 9조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와 넷마블이 앞세운 ‘킹 오브 파이터즈’도 현지 이용자들에게 친숙한 IP다.

선행주자가 기대감을 높인 상태이기도 하다. 지난 5월 21일 현지 출시된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서는 시장조사기관 니코파트너스 자료를 인용해 이 게임의 중국 출시 첫 주 매출이 1조4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판호 발급이 확대되고 있는 분위기지만, 현지 시장환경이 크게 변했다는 점은 장벽으로 남아있다. 자국 기업들의 신작 퀄리티가 높아지고 유저 선호도도 다양해졌다는 점에서다. 이로 인해 국내 게임사들의 주력 장르인 MMORPG의 인기가 이전 같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련업계에서도 막연한 기대감보다는 실제 성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미래시’로 인해 기대 매출이 줄어든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판호 발급이 장기간 중단된 사이 중국과 기타 국가 간 출시 시차가 크게 벌어지며 유저들의 신선도와 몰입감이다는 것이다. 신규 업데이트 내용을 미리 알 수 있게 되면서 효율적인 과금 전략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도 마이너스 요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명 IP를 중심으로 진출 성과에 대한 기대감은 남아있지만, 출시 후 성과나 일정 등 불확실성이 남아있기에 각 기업들도 만전을 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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