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언제 받나”..싼타페 HEV, 계약 후 인수까지 거의 2년 걸려
아이오닉5·EV6 등 주력 차종도 12~14개월 기다려
반도체 수급난 여파, 신차 출고 대기 갈수록 길어져
수급 정상화 예상 시기, 내년 초로 미뤄지는 분위기
중고차 시장 반사익 "당장 필요하니 울며 겨자 먹기"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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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08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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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지금 계약하면 언제 타?", "작년에 받을 때 6개월도 길다고 느꼈는데 20개월이라니", "딜러들도 하나같이 다 죽을 맛이래", "사고로 폐차해서 당장 차 필요했는데 중고차를 신차보다 비싸게 주고 사야 했다", "내 아이오닉 바퀴는 생겼나", "작년에 계약하길 잘했다"
현대자동차의 신차 출고 지연을 둘러싼 소비자들 반응이다. 반도체 수급난이 올 하반기 중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신차 출고 대기 기간도 갈수록 지연되고 있다. 설상가상 밀린 수요를 감당하느라 생산 또한 원활치 않은 상황이 이 겹치면서 소비자들의 한숨은 날로 깊어진다.
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친환경차와 내연기관차를 포함한 전체적인 내수 판매량은 80만7605대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1.3% 줄었다. 출고 지연이 지속되는 가운데 신차 출시도 줄면서 신차 효과가 둔화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업계 맏형' 현대차 역시 지난 8월 국내 시장에서 4만9224대를 팔아 전년 동월 대비 3.5% 마이너스 성장을 찍었다. 이처럼 반도체 재고 부족에 따른 신차 출고 지연 현상이 좀처럼 완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하반기 업황이 다소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도 고개를 든다.
실제로 현대차와 기아를 대표하는 하이브리드 라인업 ▲아반떼 ▲싼타페 ▲쏘렌토▲스포티지 HEV의 경우 최소 1년에서 길게는 2년을 기다려야 차를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싼타페 하이브리드(HEV)'의 경우 지금 주문하면 20개월 이상 기다려야 받아볼 수 있다. 지난달에 납기가 소폭 줄었지만 한 달 만에 상황이 도로 나빠지면서 지연 기간이 2개월가량 더 늘어난 것이다. 아반떼 HEV 역시 이달 예상 납기가 20개월 이상으로 지난달(17개월)과 비교해 3개월 길어졌다
아이오닉5과 EV6 등 주력 전기차도 출고 대기 기간이 12~14개월이나 된다. 시장에서는 예상 납기가 늘어난 이유로 '반도체 수급난'을 가리킨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올 하반기 반도체 수급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봤다.
더욱이 지난 2분기 이후에는 반도체 수급 상황이 잠깐 좋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원자잿값 상승과 공급망 혼란에 따른 부품 수급 문제 등 생산량 회복을 방해하는 요인들이 넘쳐났다.
현대차그룹의 대부분 반도체 수급처가 유럽에 있는 점도 납기 지연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현대차는 ▲현대모비스(한국) ▲보쉬(독일) ▲콘티넨탈(독일) ▲인피니언(독일) ▲NXP(네덜란드)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스위스) 등에서 반도체를 받는다. 아쉽게도 현재 유럽 공장들은 러시아가 천연가스 수출을 멈추면서 정상 가동이 어려워진 상태다.
돈이 있어도 원할 때 차를 구하기 어렵다보니 신차대신 중고차 쪽으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도 많아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중고차까지 차 값이 오르고 있고 당장 차를 타야 하는 소비자 일부는 겹악재을 겪고 있다.
대외적 업황 문제인 만큼 당장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보니 현대차에서 싼타페·아반떼 HEV 신차를 주문한 소비자들은 속이 터질 노릇이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차 생산에 필요한 각종 원자잿값이 오르고 있고 반도체난이 장기화되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기가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최근 유럽의 경기 침체로 반도체 업계도 어려움을 겪고 있어 수급 정상화 예상 시기가 내년 초로 미뤄지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또 현대차 관계자는 "차량 반도체 수급난이 2년 이상 지속되고 있고 주문도 많이 밀렸다"며 "생산 지연이 갑자기 해소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재확산세와 반도체 부품 수급 차질, 인플레이션 확대 및 경기 불황 등으로 어려운 경영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며 “아이오닉 6를 비롯해 올해 말에는 신형 그랜저 등 경쟁력 있는 신차를 내놓고 생산 및 판매 최적화 전략 등을 통해 시장 점유율 확대와 수익성 강화를 이룰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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