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업계에 따르면 택배노조와 CJ대한통운 대리점 연합은 지난 18일 표준계약서 내용에 합의했다. 사진은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 [자료=CJ대한통운]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2년차 수장' 강신호 대표가 파업 암초를 간신히 뚫고 리더십을 굳건히 하고 있다. 파업 여파로 부진했던 택배 사업이 정상 궤도로 빠르게 복귀하는 데다 풀필먼트부터 이커머스 물류, 친환경 사업도 뿌린 대로 수확을 거두고 있다. 이 기세를 몰아 올 하반기 시장 점유율을 파업 이전으로 돌려놓고 '명실상부 국내 1위 물류기업' 이미지를 각인시키며 경영 능력을 입증해낼 지 주목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택배노조와 CJ대한통운 대리점 연합은 지난 18일 표준계약서 내용에 합의했다. 노조가 파업을 종료한 뒤 4개월 만이다. 이로써 기나긴 파업전은 끝났다. 앞서 CJ대한통운 택배기사 노조원 1600여명은 지난해 12월부터 택배비 인상분 분배와 표준계약서 등을 문제 삼고 파업에 돌입했다가 지난 3월 대리점 연합과 관련 내용을 협의하기로 하고 파업을 중단했다.
남은 파업 불씨까지 모두 꺼지면서 강 대표도 첨단 물류와 친환경·풀필먼트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는 데 탄력을 얻을 전망이다.
특히 강 대표는 그간 수익성 향상 면에서 단가 인상과 해외사업 재편으로 CJ대한통운의 '탄탄대로'를 열어둔 장본인이기도 하다. 지난 1분기 노조 파업 영향으로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는 증권가의 추정을 뒤엎고 선방을 이뤄내기도 했다.
실제로 CJ대한통운의 1분기 영업익은 7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조8570억원으로 6.1% 늘었고 당기순이익도 315억원으로 69.3% 뛰었다.
'전략통'으로 유명한 강 대표는 계속해서 그 수식어를 증명하고 있다. 글로벌 부문에서는 동남아 택배 서비스를 중단하고 중국 현지 자회사를 매각하는 반면 미국, 인도, 베트남 등 국가에 전략적으로 집중하며 재무구조 개선책을 펼쳐왔다.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 속도에 발맞춰 풀필먼트 사업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에는 상품 이동과 무게 검수, 포장과 분류작업을 로봇이 담당하는 '스마트 풀필먼트 센터'를 공개했다.
이를 통해 생산성을 약 55% 높이고 작업 과정에서 불필요한 폐기물을 크게 줄였다는 설명이다. 향후 로봇이 맹활약하는 풀필먼트센터와 전국 택배 인프라를 연계한 ‘융합형 풀필먼트’로 차별화된 배송 서비스도 펼친다는 계획이다.
매년 급성장하는 이커머스 업계에 도전장을 내밀고 투자도 강화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4월 업계 최초로 PC용 이커머스 물류 통합관리시스템 '이플렉스'를 선보인 데 이어 지난 7일에는 풀필먼트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커머스 판매자들에 실시간 물류 데이터를 제공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이플렉스-엠’을 출시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CJ대한통운이 이 같은 풀필먼트·이커머스 사업 확대로 이익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올 1분기 택배물량은 10% 이상 줄었지만 풀필먼트 물동량과 신 LMD(당일·새벽 배송) 물량은 각각 112.4%, 281.4% 급성장해서다.
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CJ대한통운의 1분기 이커머스 물량이 전년 대비 138% 증가하면서 풀필먼트 센터의 가동률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며 "수익성 개선이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당장 2분기와 하반기 성적표도 장밋빛이 예고된다.
김평모 DB금융투자 연구원은 "CJ대한통운의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한 2조9297억원, 영업익은 전년보다 25% 늘어난 113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며 “파업 영향이 줄어들면서 택배 부문 시장 내 점유율 회복과 판가 인상 효과로 택배 부문 매출도 13% 뛸 것”이라고 봤다. 지난 1분기 45%까지 내려갔던 점유율도 48.5%까지 올라올 것으로 추정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1분기 기준 점유율은 44.5%로 전년 동기(50.2%)보다 5.7%포인트 하락했지만 3~4월 기간 점유율은 46%로 회복했다"며 "2분기가 지나면 파업 전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며 "계속해서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최상의 맞춤형 물류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