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억 투자받은 블루웨일(BWX) 돌연 사업 중단..투자자들 법적 대응 시사

이상훈 기자 승인 2022.05.17 17:03 의견 19
[자료=블루웨일]

[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한국인이 만들어 가상자산 시총 톱10 안에 들었다가 순식간에 99% 이상 폭락한 루나(LUNA) 코인은 스탠퍼드대학 출신의 권도형 대표가 만들었다. 그런데 또 다른 스탠퍼드대학 출신 한국인 대표가 발행한 코인도 돌연 프로젝트를 종료해 '먹튀' 논란이 일고 있다. 바로 블루웨일(Bluewhale) 창업자였던 이원홍(Will Lee) 대표다.

이원홍 대표는 지난 2018년 블록체인 프로젝트 '블루웨일 파운데이션'을 싱가포르 법인으로 설립했다. 당시 국내에서 각광받던 아이콘(ICON) 최초의 디앱(Dapp,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으로 만들어진 블루웨일은 블록체인 플랫폼을 활용한 공유경제 생태계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시작됐다.

이원홍 대표는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공유경제 스타트업 '벌로컬(Verlocal)'을 설립하고 조금씩 그 규모를 확장해왔다. 벌로컬은 현재의 '숨고'나 '긱몬', '크몽'처럼 사용자의 재능이나 기술 등 무형자산을 거래할 수 있도록 고안된 마켓플레이스다. 이 재능 공유경제가 전세계적으로 성장하면서 벌로컬 또한 실리콘밸리를 비롯해 미국과 중국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한 경력을 이미 보유한 젊은 스탠포드대학 출신 이원홍 대표에게 블록체인은 벌로컬의 사업모델을 글로벌로 확장하는데 알맞은 기술이었다.

블루웨일 사업을 종료하고 싱가포르에서 셰어러블 에셋을 이어 하고 있는 이원홍 대표. 현재 투자자들이 투자하고 받은 BWX 토큰은 가치가 루나 이상으로 폭락했다. [자료=셰어러블 에셋]

당시 이원홍 대표는 ICO(Initial Coin Offering, 가상자산공개)를 통해 일반인 투자자들로부터 약 230억원 상당의 초기 자금을 모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문 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벌로컬이라는 사업 모델을 성공시켰던 이원홍 대표와 그의 '블루웨일' 프로젝트는 당시 백서만 난무하며 실체가 모호했던 여타 블록체인 프로젝트들과 차별화되며 상당한 금액을 단기간에 모금할 수 있었다.

블루웨일은 중소사업자들과 그들이 원하는 능력을 갖춘 프리랜서를 이어주는 방식으로 노동력을 제공한다고 사업 모델에 대해 설명했다. 사업에 필요한 고객관계관리(CRM), 예약 소프트웨어, 지능형 광고 솔루션 등을 표준화된 API로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중소사업자와 프리랜서가 블루웨일 플랫폼 안에서 손쉽게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 고용 인프라 구축을 원스톱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이었다.

블루웨일은 자체 발행 토큰 BWX를 통해 해당 재능기부 비용을 결제하거나 하는 식으로 생태계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배경과 경험에도 불구하고 블루웨일은 제대로 사업을 성장시키지 못했다.

물론 2018년 이후 내리 이어진 블록체인 업계의 혹한기와 이어진 코로나19도 블루웨일의 사업 전개에 악영향을 준 것도 맞다. 뿐만 아니라 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블루웨일은 삼성전자와 인디게임 생태계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관련 앱을 개발했으며 KB금융그룹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 인천경제청이 인천 경제자유구역(IFEZ)에 블루웨일과 함께 블록체인 연구개발(R&D) 허브 구축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다만 이러한 것들이 2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한 기업의 최종 결과로 보기에는 너무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나아가 이원홍 대표는 투자자들과의 소통을 중단하고 싱가포르에서 블록체인 기반 자산 공유 플랫폼 셰어러블 에셋(Shareable Asset) 사업에만 전념했다. 이 때 국내에서는 사명을 블루웨일에서 블루오션(Blue Ocean)으로 변경했다.

국내 투자자들은 계속 가치가 하락하는 블루웨일의 BWX 토큰과 관련해 우려를 지속적으로 표명했지만 블루웨일 측은 "셰어러블 에셋에서 BWX가 본격적으로 활용되는 방안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고 설명할 뿐 구체적인 사업 진행사항을 공유하지 않았다. 오히려 공식 커뮤니티 방을 임의로 없애고 블루웨일 공식 블로그도 폐쇄했다. 그리고 돌연 블루웨일 프로젝트가 자금을 전부 소진해 더 이상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없게 됐다는 공지만 덩그러니 남겼다.

갑작스럽게 사업 종료를 공지한 블루웨일. 현재는 해당 페이지도 사라졌다. [자료=블루웨일]

자신들을 믿고 230억원을 투자해 준 투자자들과 수 년 동안 제대로 된 사업 현황을 공개하지 않던 블루웨일은 사업 종료 공지와 함께 "지금까지의 이러한 노력을 폄하하는 불법적인 행위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음을 양지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협박성 글도 남겼다.

이에 대해 블루웨일 투자자들은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블루웨일 투자 피해자 방을 만들고 블루웨일의 활동 이력을 모으고 있다. 사업 종료 소식과 함께 사실상 제로에 가깝게 가치가 하락했으니 230억원으로 시작된 BWX 토큰의 가치는 루나(LUNA)처럼 0원에 가까워졌다. 매수하는 이가 없고 사용처 또한 불분명하므로 사실상 가치가 제로가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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