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왕관 쓰려는 오너3세" 정기선 한국조선해양 사장 '능력 테스트'..22일 대표 선임
작년 사장 승진 이후 4개월 만 지주·핵심계열사 대표로
현대重지주 한국조선 지분 추가 확보..정 사장 영향력↑
1.3조 적자 만회 '리더십 발휘' 관건.."수주 성과 기대"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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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0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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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현대가 오너3세' 정기선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지주 사장이 리더십과 경영능력을 검증하는 시험대로 올라섰다. 그룹 내 입지가 날로 커지는 그가 '1조 적자'를 짊어진 한국조선해양을 '흑자 기업'으로 탈바꿈 하고 향후 '총수 왕관'을 거머쥘 지 주목된다.
2일 재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은 오는 22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정기선 사장을 한국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지주의 사내이사로 선임한다. 이후 정 사장은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부회장과 함께 공동 대표를 지낼 전망이다.
이로써 정 사장은 지난해 10월 현대중공업지주와 한국조선해양 사장으로 승진한 지 4개월 만에 지주사와 중간지주사 대표직을 맡게 됐다. 이는 정 사장이 올해를 기점으로 그룹 경영 전반을 책임지며 '차기 총수' 입지를 공고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현대중공업지주가 지난달 한국조선해양의 지분 4.1%를 추가로 확보하면서 지분율을 35.05%로 키운 만큼 지주의 대표이자 핵심 계열사를 이끄는 정 사장의 영향력도 그만큼 세졌다는 평이다.
지분율 35.05%는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이기 때문에 현대중공업지주가 한국조선해양의 주요 안건에 한층 힘을 실을 수 있는 수치다.
더욱이 현대중공업지주는 오는 28일부터 'HD현대'라는 새 이름으로 역사를 써내려간다. 정 사장이 앞서 신년사에서 강조한 '기술혁신 기업'과 '새로운 미래가치' 키워드가 녹아 있는 사명인 만큼 재계에서는 이번 사명 변경을 '정기선 체제'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그룹의 대대적인 변화 속에서 정 사장의 총수 승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1982년생인 정 사장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정몽준 현대중공업그룹 최대주주의 장남이다. 그는 지난 2009년 현대중공업그룹 재무팀에 합류한 이후 2013년 현대중공업그룹 경영기획팀 수석 부장을 맡았다. 이후 재무와 기획, 영업, 경영지원 등 다방면의 주요 부서를 거치며 오랜 경영 수업을 받아왔다.
수년간 그룹내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그가 올해 탄탄한 리더십을 발휘해 한국조선해양의 '적자 탈출'을 이뤄낼 지 관심이 커지는 상황이다.
앞서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매출은 15조4934억원으로 1년 전보다 4% 올랐지만 노조가 낸 통상임금 소송 패소 등 영향으로 영업익에서 1조3848억원의 손실을 거두며 적자로 돌아섰다.
시장에서는 한국조선해양이 지난해부터 견조한 수주 실적에 힘입어 조기에 흑자로 돌아설 것이란 가능성을 제기했다.
실제 한국조선해양은 연초부터 괄목할 만한 수주 성과를 입증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이날(2일)기준 올해 총 45척, 49억불을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인 174억4000만불의 약 28%를 달성했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사태 영향으로 러시아와 유럽을 잇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대체할 LNG(액화천연가스)선과 LNG 설비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한국조선해양을 포함해 국내 조선업계가 계속해서 수주 수혜를 입을 것이란 관측이다.
글로벌 사업 행보도 눈에 띈다. 한국조선해양은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와 합작해 세운 대규모 조선소 'IMI'와 더불어 엔진제조업체 사우디엔진스매뉴팩쳐링컴퍼니 생산 공장을 내년에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정 사장이 이 같은 호재를 발판삼아 그룹의 본업인 '조선업'에서 경영능력을 입증하고 향후 '총수 왕관'까지 거머쥘 지는 업계의 꾸준한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지난해 수주 목표 대비 52% 가량 초과 달성하는 등 수주량의 증가와 선가 인상에 따른 효과가 올 하반기부터 반영되면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정 사장은 이전에 조선부문에서도 직무를 맡아 관련 분야의 전문성을 키워왔고 현재 해양 모빌리티 시장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굴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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