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우려와 기대' 사이 등장한 '정통 현대맨' 주목..김경배 신임 사장 3월 공식취임

배재훈 사장 후임 내정..다음 달 주총 거쳐 공식 취임
영업익 7.3조로 652%↑..운임상승 등 시황 개선 영향
9년 적자 털었지만 "컨테이너선 의존 탈피해야" 우려

이정화 기자 승인 2022.02.15 15:21 | 최종 수정 2022.02.15 15:22 의견 0
김경배 HMM 사장 내정자(전 현대글로비스 사장) [자료=현대글로비스, HMM]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지난해 해운업 호황으로 9년간 쌓인 적자를 한방에 털어낸 HMM이 꾸준한 성장 기대와 높은 컨테이너선 의존도에 대한 우려를 동시에 안고 있다. 이런 상황에 등장한 김경배 신임 사장의 향후 역할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 등 HMM 채권단은 지난 9일 경영진추천위원회를 열어 배재훈 현 사장의 후임자로 김경배 전 현대글로비스 사장을 내정했다. 김 내정자는 다음 달 주주총회 선임을 거쳐 공식 취임한다.

1964년생인 김 내정자는 '정통 현대맨'으로 불린다. 그는 지난 1990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에 입사해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수행비서로 약 10년 간 근무했다. 이후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 비서실장을 거쳐 현대모비스 인사실장과 현대자동차 경영지원실장 등을 지냈다. 2009년부터 2017년까지는 현대차그룹의 물류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 대표를 맡았고 2018년에는 현대위아 대표이사도 지냈다.

그가 성장 궤도를 달리는 HMM에 탄력을 더하는 촉진제 역할을 무리 없이 해낼 지 주목되는 이유다.

앞서 HMM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익과 매출이 7조3775억원과 13조7941억원으로 전년 대비 652%, 115% 증가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2년 연속 크게 오르며 지난 9년간 누적된 3조8401억원의 영업손실을 한방에 만회했다.

부채비율 역시 지난 2015년 약 2499%에서 현재 73%까지 떨어지며 재무 건전성을 크게 회복했다.

이번 호실적은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 발주 효과도 있지만 코로나19와 미국 항만 적체가 지속되면서 아시아~미주 노선 운임 상승과 유럽 및 기타 지역 등 전노선의 운임이 오르는 등 시황이 크게 개선된 영향이 가장 컸다.

이에 일부에서는 유독 컨테이너 사업이 매출의 90%를 차지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라며 사업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내놨다. 실제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의 93.7%는 컨테이너 부문이 이끌었다. 반면 벌크 부문 매출은 5.1%에 그쳤다.

특히 컨테이너선 분야는 시황 변동에 따라 실적 가변성이 크기 때문에 잠재적인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항공이나 철도 운송 등 비해운 사업 확장도 고려해야 한다는 평이다.

이처럼 사업 다각화의 필요성은 향후 '매각' 과정에서도 중요한 요소로 반영될 전망이다.

기나긴 적자일로를 벗어난 만큼 HMM의 매각 가능성이 날로 커지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성장 동력 확보가 김 신임 사장에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앞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도 지난해 간담회에서 "최근 HMM 실적이 굉장히 좋아져 이제 우리는 손을 뗄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언급했다. 또 산은은 지난해부터 HMM의 단계적 지분 매각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김 내정자가 현대차그룹 총수일가를 오랜 기간 보좌하며 신임을 얻어 온 출중한 인재 출신에 현대글로비스 대표로 재직하는 동안 8년 만에 매출과 영업익을 5배 가량 넘게 성장시킨 이력을 갖춘 만큼 HMM의 경쟁력을 한층 높여 매력적인 매물로 빚어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HMM 관계자는 "컨테이너선과 벌크 부문 비율 관련해 사업다각화가 필수라고 보는 시각이 나오지만 해외선사들이 많이 하는 항공 및 트럭 분야 등 여러 통합물류 사업도 다각화 범주에 포함될 것"이라며 "사업 다각화와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성 등 필요성에 대해 인지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정상화를 목표로 달려온 만큼 구체적인 계획을 확정하기엔 시기적으로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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