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훈 HMM 대표 연임 갈림길..해진공, 선택의 시간 다가온다

3월 임기 만료..최근 2년간 흑자 유지 '실적 합격점'
이달부터 '해진공' 단독관리 체제..수장 교체 가능성
매각전 장기화 관측..M&A 전문가 영입설 솔솔

이정화 기자 승인 2022.01.05 15:12 의견 2
배재훈 HMM 대표 [자료=HMM]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배재훈 HMM 대표의 거취가 해양진흥공사 손에 달렸다. '10년 적자' 꼬리표를 떼며 지난해 연임에 성공한 그가 흑자경영을 유지하면서 한 차례 더 이끌 것이란 관측과 채권 관리단 교체 및 매각 장기화에 따른 새 인물 영입 가능성이 뒤섞이는 상황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HMM에 대한 관리 주체가 산업은행-해양진흥공사에서 해진공 단독 체제로 바뀌었다.

이에 산은은 전날(5일) HMM의 경영정상화를 지원하기 위해 해진공과 맺었던 특별관계를 해지한다고 공시했다. HMM 관리단도 모두 해진공 인사로 채워진다. 최대주주는 여전히 산은(지분율 20.69%)이고 해진공은 2대주주(19.96%) 지위를 이어간다.

시장에서는 HMM의 채권 관리단이 바뀌면서 수장 거취에 대한 여러 관측을 내놓고 있다. 관리 주체에 따라 연임 여부에 대한 최종 의사결정권자도 바뀔 수 있어서다.

당시 산은도 이를 고려해 배 대표의 임기가 기존 2년으로 정해진 것과 달리 '1년'만 연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산은이 지난해부터 HMM의 단계적 지분 매각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 굳이 '수장 변화'를 주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일부에서는 배 대표의 눈에 띄는 경영성과를 이유로 연임 가능성을 높이 사는 분위기다.

배 대표는 1953년생으로 고려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숭실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은 전문 경영인이다. 지난 2020년에는 10년 간 해운업 장기불황의 여파로 만성 적자를 이어온 HMM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실제로 그의 지휘 아래 HMM은 유례없는 턴어라운드 성과를 이뤘다. 임기 첫 해인 2020년 매출과 영업익이 6조4133억원, 9808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지난해 역시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과 영업익이 9조3511억원 4조6790억원으로 대규모 흑자 유지가 사실상 확정됐다. 배 대표의 연임 전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그가 흑자 경영을 이어온 데에는 해운업 호황이 한몫했다는 평이다. 이에 올해 시장 환경에 따라 실적 역시 언제든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수익성 확보로 민영화 여건을 안정적으로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HMM 관계자는 "민영화 관련해 이동걸 산은 회장이 최근 지분이나 전환사채 등을 단계적으로 매각하겠다는 언급은 했지만 계획이 구체화되거나 진행사항은 없는 상황"이라며 "수장의 연임 여부 역시 대주주이자 채권 관리단인 해진공에서 판단할 사항이기 때문에 예상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운임 상승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고 현 상황이 유지되면 수익성 개선은 계속해서 기대해볼 수 있다"며 "아직까지는 운임이 꺾일 분위기는 없어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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