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은' 삼성-현대차, 차량 반도체 부족 해소되나..文대통령 협력 당부에 기대감 솔솔

이상훈 기자 승인 2021.12.28 08:16 의견 0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6대 기업 총수 오찬 회동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오른쪽)이 문재인 대통령(가운데)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자료=청와대]

[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현대자동차의 차량 구매 대기행렬이 길게 이어지고 있지만 반도체 부족으로 차량 출고가 늦어지자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반도체 협력이 가시화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반도체 분야 협력 강화를 공개 제안한 것이 양사의 협력에 물꼬를 틀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27일 청와대에서 6대 기업 총수들과의 오찬 회동을 열고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차량용 반도체에서 더 긴밀히 협력했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내놨다.

문 대통령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에게 "현대차의 전기차가 유럽에서 올해의 차로 다수 선정된 것을 축하한다”고 인사를 전했다. 그러자 정 회장은 "국민들이 전기차를 많이 구매해주셨고 그 기반으로 외국에서, 특히 유럽과 미국에서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면서 "외국의 전기차와 경쟁하려면 기술과 서비스로 승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차량용 반도체에서 삼성과 현대차가 더욱 긴밀하게 협력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내 반도체·자동차 업계 선두인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현재 정부 주도로 차량용 반도체 분야의 협력 기반을 다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가 본격화된 올해 3월 삼성전자, 현대차, 현대모비스, 자동차산업협회, 반도체산업협회, 한국자동차연구원 등이 참여한 '미래차·반도체 연대 협력 협의체'를 발족시켰다.

이 협의체에서는 단기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안정 관련 대책을 모색하는 동시에 미래차·반도체 시장 선점을 위한 중장기 협력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산업부, 삼성전자, 현대차 등이 차량용 반도체 수요·공급 기업 간 연대·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협약도 체결했다.

다만 이 협의체에서 기업 간 논의는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나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반도체 분야 협력방안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는 않았다. 실제 양사의 협력은 일부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만 이뤄졌다.

업계에서는 차량의 전장을 제어하는 MCU(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나 자율주행차의 두뇌를 담당하는 프로세서 등 시스템 반도체에서의 협력은 사실상 없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양사간 협력을 지원했고 또 삼성전자가 차량용 반도체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현대차와 삼성전자 간 차량용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협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차세대 차량용 시스템반도체 3종. [출처: 삼성전자]

차량용 반도체 시장 후발주자인 삼성전자는 2018년 자동차용 프로세서 브랜드 '엑시노스 오토'와 자동차용 이미지센서 브랜드 '아이소셀 오토'를 출시한 것을 계기로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상태다.

또 지난달 30일에는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5G 기반 차량 통신칩 '엑시노스 오토 T5123'를 공개하고 서비스에 나섰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제품은 ▲업계 최초로 5G 기반 차량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칩 '엑시노스 오토 T5123', ▲인공지능 연산 기능을 제공하는 인포테인먼트(IVI: In-Vehicle Infotainment)용 프로세서 '엑시노스 오토 V7',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프로세서에 공급되는 전력을 정밀하고 안정적으로 조절해주는 전력관리칩(PMIC) 'S2VPS01'이다.

삼성전자는 전장을 제어하는 단순 기능의 MCU 제품보다 차량용 통신용 칩이나 인포테인먼트용 프로세서 등 고기능성 시스템반도체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시스템 반도체를 설계하고 삼성전자가 위탁 생산하는 방식의 협력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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