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축구 남북 단일팀 꾸려 세계 제패 꿈꾸자
축구 남북 단일팀 꾸리자
김재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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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7 11:07 | 최종 수정 2019.06.17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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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김재성 주필] 아쉽지만 자랑스럽다. 16일 밤잠을 설친 국민들은 기대했던 우승을 놓쳤지만 여느 경기처럼 허탈해하지 않았다. 준우승이 대견해서가 아니라 졌지만 자랑스러워서다. 어린 선수들의 어른스러운 매너 무엇보다도 ‘우리는 하나’라는 화합과 단결이 자랑스럽기 때문이다. FIFA가 뽑은 MVP를 이강인선수가 차지했으니 우승케익의 빨간 체리는 먹은 셈이다.
원 팀(One Team), 작명부터가 신선했다. 그리고 실제로 그들은 하나였다. 형은 아우를, 아우는 형을 믿고 따르는 팀의 화목이 돋보였다. 결승에서 패배하고 우승팀에 박수를 보내는 매너도 돋보였다.
원 팀의 결승진출은 국민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졌으면서도(포르투갈 전 주저 않지 않았고, ‘끝났다’고 잠자리에 들었던 시청자를 깨우고((세네갈 전 승부차기), 쎈 팀과 붙어서 주눅 들지 않고 (아르헨티나 전, 에콰도르 전), 이겨야 할 팀(남아공, 일본 전)에 방심하지 않고 확실하게 이겨주는 승부정신을 보여 주었다.
선수들은 그 공을 감독에게 돌리고 감독은 선수들에게 돌린다. 그 아름다운 마음이 기적을 만들어냈다. 4강전 승리 뒤 감독과 선수들이 어우러진 락카의 춤판이 백 마디 설명을 대신한다. “작은 것을 버리고 큰 그림을 그려라. 그리고 즐기라”는 정 감독의 주문은 선수들의 기량을 배가시켰다. 화목과 신명이 근육과 세포의 유연성과 순발력을 끌어낸 것이다.
체육계의 위계질서와 체벌은 널리 알려진 바다. 정 감독은 병영사회를 연상시키는 스포츠 세계의 스파르타식 훈련을 화합과 자율 소통의 리더십으로 대체했다. 그리하여 ‘1983년 4강’을 넘어선 사상 첫 남자팀 FIFA 대회 결승 진출신화가 탄생했다. 21세기의 부드러운 리더십을 체육계에서 먼저 보여준 셈이다.
U-20 피파세계대회 쾌거는 스무 살 앳된 축구선수들이 막말과 망언의 정치인들에게 한 수 가르쳐 주었다. 혐오와 네 탓 공방에 여념이 없는 기성세대에도 본을 보였다. 고단한 삶에 지친 국민들에게는 한 줄기 소나기 같은 카타르시스를 제공했다.
이번 U-20 대회를 계기로 한국 축구는 또 한 번의 도약을 하리라 믿는다. 젊은 선수들은 지금까지 보여준 감동적인 경기만으로도 충분히 제 역할을 했다. 그들이 국민에게 준 선물은 이미 차고 넘치지만 그것으로 자족할 선수들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믿는다.
내친 김에 정부당국 체육계에 제안한다. 2년 후 2021년 U-20 대회, 2022년 월드컵은 남북 단일팀을 꾸려보면 어떤가. 상상해 보자. 6월 16일 새벽 온 국민이 그랬던 것처럼 2021년 6월 남북이 마음으로 하나 되어 집집마다 TV앞에 숨죽여 우리 선수들의 응원한다면, 그래서 만일 우승이라도 한다면, 남북의 면면촌촌, 가가호호 박수와 함성이 동시에 터져 나온다면‥.
그 때도 물론 팀의 별칭은 ‘원 팀’이면 좋을 것이다. 남녘 형은 북녘 아우를 믿고 북녘 아우는 남녘 형을 따르며 승패와 상관없이 그 보다 더 값진 장면이 어디 있으랴. 선수들이기리 ‘우리는 하나’를 다짐하니 선수들을 응원하는 남북 부모들 역시 우리는 하나라는 마음으로 박수치고 함성을 지를 게 아닌가.
우리는 이미 2017년 동계 올림픽에서 단일팀을 꾸려 보았고 그 효험 또한 익히 경험해 보았다. 그 좋았던 경험을 계속 쌓아나가면 유엔 제재에 상관없이 우리끼리 협력할 방도가 많을 것이다.
유엔 제재완화 개의치 말자. 마음만 있으면 제재 관계없이 우리끼리 화합할 방법은 많다. 그걸 누가 말리랴. 남북 협력이 우리 경제에 새로운 비전이라는 것은 짐 로저스 같은 세계적인 투자 전문가를 비롯한 국제사회가 군침을 삼키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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