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위메이드가 차기 대작 ‘레전드 오브 이미르’ 띄우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NFI(대체불가 아이템) 등 블록체인 기술을 적극 접목했다는 점을 내세웠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시도가 어떤 의미를 갖게 될지에 관심을 보이는 분위기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위메이드는 오는 20일 ‘레전드 오브 이미르’를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나이트 크로우’에 이은 차기 대작 MMORPG로 위메이드의 반등 여부를 결정할 중요 타이틀로 분류된다.
특히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해 경제 시스템에서의 혁신을 추구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최상위 등급 아이템의 경우 NFI으로 제작하고 블록체인 상 분산원장에 기록해 생성일과 거래 내역 등을 전체 이용자에게 공개하도록 설계한 것이다. 장비 생산 및 거래에 필요한 주화의 전체 수량에 상한을 뒀다는 점 역시 토큰 경제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의 시선 역시 이 부분에 쏠려 있다. P2E(플레이 투 언) 게임 서비스가 허용되지 않는 국내 버전에도 제한적인 형태로나마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했다는 점 때문이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아이템의 가치 보존과 투명성을 위함이라고 밝혔다. 실물이 아닌 디지털 데이터이지만 그 안에 서사를 담아 가치를 더하려 했다는 것이다. 또한 누구든 투명하게 변조 등의 기록을 볼 수 있도록 개방하는 것에 핵심 가치를 뒀다는 설명이다.
게임의 총괄 디렉터를 맡은 위메이드엑스알 석훈 PD는 지난달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유사한 데이터지만 각각의 가치를 가지고 유저들에게 다가가는 것에 주목했다”며 “데이터 자체보다는 그 안에 들어있는 서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다고 봤으며 아이템 역시도 거래 및 소유 이력 등을 남긴다면 좋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향후 토크노믹스로의 연결 쪽에 무게를 싣는 형국이다. 유저 입장에서 결국 중요한 것은 게임 내에서의 효용가치이며 특히 블록체인 게임의 경우 궁극적으로는 가상자산 기반의 실물 경제시스템과 연결된다는 점에서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결국 게임 아이템도 실물이 아닌 가상의 데이터인 만큼 유저 개인의 입장에서는 유명 인플루언서 등 누군가가 이 아이템을 사용했다는 서사보다는 성능이나 교환가치 등이 더 의미 있게 다가올 것”이라며 “블록체인 버전으로 진행될 글로벌 서비스를 바라보고 토크노믹스의 기초를 먼저 깔아둔 것이라는 해석이 좀 더 설득력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관련해 회사 측은 글로벌 버전에서는 위믹스와의 연계가 가능하겠지만 아직 토크노믹스 관련 내용은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위믹스를 매개로 한 실물경제와의 연계가 위메이드의 실적 개선에 유의미한 영향을 줄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상상인증권 최승호 연구원은 P2E의 콘셉트와 재무적 성과를 토대로 블록체인 게임에 대해 긍정적으로 볼 부분이 있다는 의견을 표했다. 그는 “3분기 기준 ‘나이트 크로우’ 국내 매출액은 152억원이고 글로벌은 521억원으로 대세 MMORPG 중 가장 높은 해외매출 비중을 보이고 있다”며 “SSS펀드 영향도 있겠으나 P2E 도입이 동남아·남미 시장의 매출을 발생시키며 게임의 수명을 늘리고 있다는 데 동의한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수요-공급 균형과 가상자산 자체의 안정성이 관건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수의 게임들이 재화 사용처를 다양화하는 방식으로 유틸리티 토큰의 수요와 공급 간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을 이어왔지만 여전히 이 부분이 미해결 과제로 남아있다는 점에서다. 특히 글로벌 버전의 경우 어떤 방식으로든 위믹스와 연결되는 만큼 가격 변동성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P2E 게임들은 유틸리티 토큰의 공급 과잉을 막지 못한다는 한계에 부딪혀 왔던 만큼 이를 어떻게 풀어낼지가 핵심”이라며 “최근 가상자산 시장 자체의 변동성이 급격히 커지고 있는 만큼 이에 따른 영향도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