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12년 만에 분기 적자..‘고강도 다이어트’ 선언
4Q 비용구조 개편 집중..본사 인력 3000명대로 감축
개발 스튜디오 체제 전환..외부 퍼블리싱 등 다각화 가속
변동휘 기자
승인
2024.11.05 15:28
의견
0
[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엔씨소프트가 12년 만에 분기 적자를 냈다. 회사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고강도 비용구조 개편 작업 등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엔씨는 4일 3분기 매출 4019억원, 영업손실 143억원, 당기순손실 265억원 등의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5% 감소했으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적자전환했다. 마케팅비 등 영업비용 증가와 환율 변동에 따른 외환 관련 영업외손실이 있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실제로 엔씨의 3분기 영업비용은 416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 늘었다. 특히 마케팅비가 487억원으로 76% 증가했다.
관련해 엔씨 홍원준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시장에 실망을 안겨드려 죄송하다”라며 “신작 흥행과 기존 IP(지식재산권)의 지속성을 추구해 매출을 성장시키고 현재 고정비 측면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먼저 ▲TL ▲LLL ▲택탄 등 신작 IP의 경우 최근 발표한 독립 스튜디오 체제를 통해 개발할 예정이다. 유저 목소리와 요구사항을 지속 반영하는 방식을 다른 게임에 적용하려 하고 있으며 내부 평가라는 허들을 넘어 보다 속도감 있게 개발을 추진하기 위함이라는 설명이다.
기존 IP의 경우 숨겨져 있던 가치를 회복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리니지M’의 경우 리부트 월드 흥행으로 인해 매출이 전분기 대비 49% 증가했고 ‘블레이드 & 소울’도 BNS 네오 업데이트를 통해 6년 내 최고의 트래픽을 달성했다. 특히 기존 IP들은 MMORPG라는 틀 안에만 한정돼 있기엔 그 가치가 크다고 판단해 지속적으로 장르 다양화를 추진해나갈 예정이다.
비용효율화 측면에서는 개발 프로젝트 6종을 중단하고 일부 조직을 정리했으며 전사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 중이다. 이러한 구조조정을 통해 현재 4000명대 중반 이상인 인력 규모를 내년까지 3000명대로 감축할 계획이다.
동시에 고질적으로 영업 레버리지에 회사 실적이 좌우되는 부분이 있어 이를 낮추기 위한 작업에 착수한다. 비용구조 개편은 4분기 중 마무리할 예정이며 이를 바탕으로 내년부터는 본업인 게임에 집중할 방침이다.
홍 CFO는 “4분기에 분명 일회성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를 털고 가지 않으면 내년까지도 실망스러운 결과가 지속될 수 있다”며 “상황을 엄중하게 생각하고 있고 과감한 결단으로 변화하지 않을 경우 회사의 미래가 없다는 각오로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부터는 주요 신작 포트폴리오에 집중할 방침이다. 대표적으로 ‘아이온2’의 경우 ‘TL’과 마찬가지로 글로벌 시장을 타겟으로 하고 있으며 ▲게임 디자인 ▲콘텐츠 ▲BM ▲마케팅 전략 등에서 기존작들과 차별화를 시도한다. 경쟁보다는 함께 즐기고 성장하는 PvE 콘텐츠에 역점을 두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준의 콘텐츠 볼륨을 가진 게임으로 개발 중이다.
여기에 더해 외부 스튜디오와의 협력을 통해 외연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 8월 투자를 통해 판권을 확보한 빅게임스튜디오의 ‘브레이커스’ 사례처럼 퍼블리싱 측면에서도 변화된 모습을 보이겠다는 것이다.
특히 엔씨아메리카 진정희 대표와 아레나넷 퍼블리싱 헤드로 영입한 크리스틴 콕스 전 엑스박스 게임 스튜디오 퍼블리싱디렉터 등 영입 인재들을 앞세워 글로벌 퍼블리싱 역량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홍 CFO는 “공동대표 체제 도입 이후 내부적으로는 외부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큰 시너지가 발생하고 있다”며 “비용효율화나 개발구조 변화 등 첫 시도가 마무리되고 내년부터 그 변화를 바탕으로 계획한 것들을 전개해 나갈 때 기존과 다른 상승효과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