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골든로드] ②고객 접점 확대에 주력..판 키우기 나섰다

실명계좌 제휴 은행 변경 추진..젊은 층에 어필
다방면 걸친 이색 마케팅..조정 국면 방어 성과

변동휘 기자 승인 2024.10.16 15:37 의견 0

빗썸이 기지개를 켜고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고착화가 이뤄지고 있는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경쟁을 유발하고 고객들과의 접점을 넓혀나가는 등 확장 행보에 속도를 내는 것이다. 내년 하반기 증시 입성을 목표로 하는 이들의 ‘골든 로드’를 통해 국내 가상자산 산업의 현주소와 전망을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빗썸이 e스포츠 대회와 공연 등으로 마케팅 제휴를 확대하고 있다. (자료=빗썸)

[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최근 빗썸의 공격적인 행보는 점유율 경쟁에만 그치지 않는다. 제휴은행 변경이라는 ‘초강수’를 통해 더 많은 고객들과의 접점을 넓혀가는 움직임을 보이는 형국이다. 지금까지의 시장 구도 안에서만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판 자체를 키우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젊은 고객들에게 어필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음악 및 e스포츠 등 젊은 층이 향유하는 문화콘텐츠를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시도들이 기초체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 것으로 나타난 만큼 향후 이러한 행보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 KB국민은행 ‘환승’,내년 현실화될까

최근 빗썸은 실명계좌 제휴 은행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그간 제휴해 왔던 NH농협은행과 결별하고 KB국민은행과 손을 잡으려는 것이다.

다만 현재는 NH농협은행과의 실명확인 입출금 은행 제휴를 6개월 연장한 상태다. 신규 계좌 개설과 고객 자산이전 등 이용자 보호조치가 필요하다는 금융당국의 지적에 따른 것이다.

회사 측은 관련 서류를 보완해 제휴은행 변경을 계속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만약 금융당국의 승인이 내려진다면 이르면 내년 3월 KB국민은행으로의 ‘환승’이 현실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빗썸이 KB국민은행으로의 제휴 변경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이용자층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대적으로 고령층이 많이 이용하는 NH농협은행보다는 KB국민은행 쪽이 가상자산 투자자들에게 접근하는 데 있어 더 유리하다는 것이다.

빗썸 강남라운지 전경 (자료=빗썸)

실제로 지난 5월 발표된 금융정보분석원(FIU)의 2023년 하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개인 가상자산 이용자 645만명 중 30대와 40대가 각각 29.3%와 28.9%를 차지했다. 두 연령대만으로도 이미 과반에 이르며 20대도 18.2%를 차지했다.

특히 가상자산의 경우 ‘젊은 큰손’들이 다수 포진해 있기도 하다. 더불어민주당 안도걸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가상자산 보유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업비트와 빗썸에 10억원 이상의 고액 계좌를 보유한 20대는 총 185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보유한 가상자산의 가치는 9672억원 상당으로 1인당 평균 보유액은 52억2800만원에 이른다. 10억원 이상의 계좌를 가장 많이 보유한 연령대는 40대로 총 1297명에 달했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가상자산이 상당수 젊은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자연스레 빗썸의 시선 역시 이들을 향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 음악부터 e스포츠까지..차별화된 마케팅

젊은 이용자들을 향한 빗썸의 구애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마케팅 측면에서도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이용자 풀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빗썸은 올해 들어 유통 등 다방면에서 마케팅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가상자산 시장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이마트24 ▲CU ▲뚜레쥬르 ▲던킨 등 식품 및 유통 업체들과의 제휴 이벤트를 실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최근 들어서는 문화콘텐츠 영역으로 그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9월 국내 게임사 크래프톤과 손잡고 ‘PUBG: 배틀그라운드’의 국가대항전 ‘펍지 네이션스컵 2024’ 공식 후원사로 참여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달 28일부터 29일까지 인천 송도 달빛축제공원에서 개최된 ‘그린캠프 페스티벌 2024’에도 참여했다. 당시 빗썸의 홍보 부스에는 이틀간 약 3000명이 방문하며 높은 관심을 받았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그린캠프 페스티벌 2024’ 빗썸 홍보 부스 (자료=빗썸)

이러한 활동이 가상자산 시장 전반의 조정 국면에서 빛을 발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디스프레드 리서치가 지난 7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가상자산 시장이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서 빗썸의 점유율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업비트의 점유율은 3월 78.9%에서 6월 63.3%로 약 16%p 하락했으나 같은 기간 빗썸은 18.6%에서 32%로 상승했다.

관련해 디스프레드 김동혁 리서처는 “이용자들을 겨냥한 저렴한 수수료와 신규 가상자산 상장뿐만 아니라 여러 유통업체들과 협업해 다양한 이벤트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고 분석했다.

빗썸 측은 향후에도 다방면으로 마케팅을 전개해 이용자들과의 접점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회사 측 관계자는 “다양한 제휴사 및 행사 등과 협업하며 이용자들과의 접점을 늘려나갈 계획”이라며 “빗썸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보다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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