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을 중심으로 글로벌 IT 업계의 지형이 급변하고 있다. 반도체 등 인프라부터 사용자들에게 직접 닿는 서비스 영역까지 혁신의 시계가 더욱 빨라지는 것이다. 이러한 패러다임 전환이 국내 대표 IT기업 네이버에게는 새로운 도전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에 응전하고 있는 네이버의 ‘새로운 시대’를 짚어봤다. 편집자주-
[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네이버의 성장세가 계속되고 있으나 시장에서는 그 폭이 점차 작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형국이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회사 측은 AI를 제시했다. 광고와 커머스 분야를 중심으로 AI 기반 최적화를 진행하며 효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핵심 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기회를 찾으려는 모습으로 향후 수익화 모델이 주요 관건이 될 전망이다.
네이버는 지난 2분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은 2조610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4% 늘었고 영업이익도 4727억원으로 26.8% 증가했다.
이러한 숫자의 이면에는 성장이 정체되는 흐름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적은 계속 우상향 중이지만 그 폭이 점차 완만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네이버의 각 연도별 2분기 매출 성장률은 ▲2021년 30.4% ▲2022년 23% ▲2023년 17.7% 등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올 하반기 광고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도 네이버에게는 도전적인 환경이라 할 수 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는 9월 광고경기전망지수를 102.8포인트로 발표했는데 이는 대부분 110포인트를 상회했던 예년 대비 낮은 수치다. 또한 한국디지털광고협회는 지난 6월과 7월 PC 채널 광고비가 각각 13.6%, 11.7% 축소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둔화가 광고 시장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신한투자증권 강석오 연구원은 “소비 증가를 통해 광고 지출이 커지는 선순환을 기대하기도, 콘텐츠 경쟁력으로 트래픽을 성장시켜 광고 점유율을 높이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한 돌파구로 네이버는 AI를 제시했다. 광고와 커머스 등 자사 주력 분야에 AI를 적용해 주력 서비스를 개선하고 성장세를 이끌어 나가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핵심 역량을 극대화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광고플랫폼 측면에서는 피드 서비스의 점진적 적용과 치지직 등 신규 인기 서비스에 따라 발생한 신규 광고지면의 활용도를 높이는 형태로 적용이 이뤄지고 있다. 피드형 광고와 다이내믹 광고 등의 상품과 AI 기반 타겟팅을 통해 효율을 높이고 있으며 그 결과 CTR(추천 탭 클릭율)과 ROAS(광고비 대비 수익)가 3배 가까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에 UI 개선 등을 통해 트래픽을 확대하고 이미지 중심의 빠른 검색과 트렌드 확인이 가능한 ‘탐색 피드’를 신설하는 등 AI 활용 최적화와 자동화를 중심으로 고도화를 진행할 계획이다.
커머스 분야에서도 AI를 활용한 최적화 작업을 진행한다. 개인화된 추천 기능을 이용해 동선을 간결화하는 등 원하는 제품과 브랜드를 쉽게 발견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보다 직관적인 스마트스토어 탐색 인터페이스를 통해 신뢰도를 높일 예정이다.
네이버 최수연 대표는 지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앞으로 3~5년간 두 자릿수 성장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며 “AI를 기반으로 주요 프로덕트 개선을 위해 힘쓴 부분이 있고 앞으로 1~2년간 내부 경쟁력을 여기에 집중할 방침이라 광고와 커머스 분야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고 전했다.
외부 협력을 통한 신사업 기회도 적극 모색하는 중이다. 한국은행, HD현대, 한국수력원자력 등과 하이퍼클로바X 도입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공공기관 및 금융권을 중심으로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또한 지난 2분기 인텔과의 AI 협력에서 첫 매출이 발생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와 MOU를 체결하는 등 다방면으로 외연 확장에 나서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러한 노력들이 B2B 분야에 치중돼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글로벌 빅테크들은 B2C 서비스의 수익화에 속도를 내고 있으나 네이버의 경우 다소 신중한 모습이라는 점에서다.
실제로 회사 측은 연내 AI 기반 검색 서비스 ‘큐:’의 모바일 버전 출시를 예고했지만 별도 수익화는 검토하고 있지 않은 상태다. 신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이에 대한 시장의 의문을 해소하는 것이 네이버의 향후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 김남선 CFO는 “성장세를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전략에 있어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어떤 소비자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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