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의 판흔들기..‘업비트 추격’ 안간힘

변동휘 기자 승인 2024.08.20 14:47 의견 0
빗썸 등을 중심으로 가상자산 거래소 점유율 경쟁이 심화됨과 동시에 양극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빗썸과 코인원 등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점유율 확대를 위해 힘쓰고 있다. 업비트 1강 구도를 깨기 위해 경쟁적으로 출금 수수료와 예치금 이용료율 등을 강화하고 나선 것이다. 다만 거래소 간 양극화에 대한 우려도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빗썸을 중심으로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 간 점유율 경쟁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지난 16일 빗썸은 공지를 통해 다음달 1일부터 BTC 마켓 거래 수수료를 무료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코인원은 출금 수수료를 한시적으로 무료화하고 예치금 이용료율을 2.3%로 상향 조정한다고 20일 밝혔다.

실제로 빗썸은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판 흔들기’에 나서고 있다. 작년 10월 시행한 수수료 전면 무료화가 그 시작점이다. 당시 10%대에 머물던 빗썸의 점유율은 40%대까지 치솟았으며 코빗과 고팍스 등도 동일한 정책을 시행한 바 있다. 지난달 벌어졌던 예치금 이용료율 경쟁도 빗썸으로부터 시작됐다.

최근 떠올랐던 제휴은행 변경설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지금까지 NH농협은행과 실명확인 입출금계좌 제휴를 맺고 있는데 이를 KB국민은행으로 변경한다는 내용이다. 관련해 빗썸 측은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으나 관련업계에서는 이 역시 점유율 경쟁의 일환으로 해석하는 모습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 입장에서는 고객들에게 내세울 만한 차별점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수수료와 예치금 이용료율을 둘러싼 경쟁을 비롯해 제휴은행 변경과 같은 시도들은 제한적인 환경에서 최대한 점유율을 끌어올려 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경쟁 속에서 주요 거래소 간 양극화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는 형국이다. 지난 2분기 주요 거래소들이 부진한 실적을 거둔 데다 코빗과 고팍스 등은 경영난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 업비트가 6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독과점 체제로 굳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코빗의 경우 지난해까지 6년째 적자를 기록 중이며 고팍스는 자본잠식 상태다. 고팍스의 경우 최근 전북은행과 실명계좌 계약 연장으로 한시름 돌렸지만 최대주주인 바이낸스의 지분 매각을 비롯해 가상자산사업자 갱신신고 등이 남아있는 상태다.

업계 전문가는 이러한 양극화 현상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으로 개별 거래소가 독자적인 차별점을 내세우기 어려운 환경이라 대형 거래소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디스프레드 이승화 리서치팀장은 “시장에서 잠재적 투자자 집단이 새로이 발견되는 것이 아닌 이상 이러한 경향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도입으로 거래소가 상장정책 등에서 독자적인 전략을 시행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된 만큼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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