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KT는 타 통신사와 비교해 비통신 사업 비중이 큰 것이 특징이다. 그룹사들을 통해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으며 연결실적 기여도도 점차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본업인 통신산업 성장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안정성을 유지할 동력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IDC(인터넷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등 B2B(기업 간 거래) 부문 성장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관련해 AICC(AI컨택트센터), IoT, 스마트 모빌리티, 스마트 공간, 에너지 등을 5대 성장사업으로 지목해 집중 육성하는 중이다. 공공기관의 디지털 전환 등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해당 부문의 비중 역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 화두가 된 AI 열풍에도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LLM과 사업 특성에 최적화된 SLM 등 멀티 옵션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파트너십 또한 이를 현실화하는 과정이다.
■ 폭넓은 사업 영역..다져진 토양
통신3사 모두 탈통신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본업인 통신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KT의 경우 주요 그룹사들을 통해 ▲금융(BC카드·케이뱅크) ▲부동산(KT에스테이트) ▲콘텐츠(나스미디어, KT스튜디오지니) ▲AI·클라우드(KT클라우드) 등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그 비중도 작지 않은 수준이다. KT 주요 그룹사들의 1분기 매출은 ▲BC카드 9356억원 ▲KT스카이라이프 2544억원 ▲콘텐츠 자회사(나스미디어, KT스튜디오지니 등) 1386억원 ▲KT클라우드 1752억원 ▲KT에스테이트 1357억원 등이다.
그룹사 이익기여는 1127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15% 늘었다.
관련해 메리츠증권 정지수 연구원은 "KT의 연결 영업이익에 자회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2023년 28.1%에서 2024년 33.1%로 증가했다"면서 "2025년에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6G 등 차세대 통신 기술 상용화 이전까지는 본업에서 유의미한 반등이 나타나기 어려운 환경이라 이 점이 더욱 중요한 포인트로 꼽힌다.
정 연구원은 “퓨어 텔코(Pure-Telco)인 타 통신사보다는 이미 통신과 비통신 사업의 균형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KT가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유리한 구조”라고 분석했다.
■ IDC·클라우드 등 B2B 사업 드라이브
KT는 최근 들어 B2B 분야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이는 실적에서도 드러나는데, 지난 1분기 기업서비스 매출은 89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늘었다. 5대 성장사업의 경우 대형사업 수주와 고객 확대를 바탕으로 4.9% 성장했다.
지난 1분기 KT클라우드 매출도 1752억원으로 17.8% 증가하는 등 고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향후 이들은 AI 인프라 수요 증가에 대비해 IDC 사업을 지속 확장하고 클라우드 네이티브 본격화에 따라 서비스 모델을 확대할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는 공공기관 등 수요 확대에 따라 관련 분야 성장이 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증권 최민하 연구원은 “5대 성장사업의 글로벌 신규 수주 물량이 수익화되면서 외형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며 “KT클라우드는 IDC 코로케이션 수요 증가와 DBO 사업 확대 등에 힘입어 견조한 성과 확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SK증권 최관순 연구원은 “IDC 부문에서 2028년까지 데이터센터 용량을 251MW까지 확장하면서 급격한 외형 성장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클라우드 부문에서는 공공부문에서의 리더십을 기반으로 AI 클라우드 상품 및 고객사 확대를 통해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 AI 경쟁력 강화..글로벌 빅테크와 맞손
회사 측은 AICT 컴퍼니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고객의 디지털 혁신 전략 수립을 비롯해 최적의 솔루션 제공 및 효율적 운영관리까지 제공하는 ‘엔드 투 엔드(end-to-end)’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AI Ops(개발환경) ▲AI 어시스턴트 ▲AI 에이전트 등 ‘3대 혁신동력’을 중심으로 AI 경험을 혁신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B2C·B2B·B2G 등 전방위적으로 다각화할 예정이다. 특히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LLM과 사업 및 고객에 최적화된 경량화 모델(SLM)을 함께 제공하는 멀티 옵션 전략으로 고객의 다양한 수요에 민첩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BNK투자증권 김장원 연구원은 “LLM은 자체 모델에 치중하기 보다 쓰임새와 고객 요구에 따라 자체 혹은 파트너십 모델을 활용한다는 계획으로 이미 AI 플랫폼, 반도체, 클라우드/IDC, AICC 등의 기반을 갖췄다”며 “소상공인 대상의 개인비서 서비스를 제공한 바 있어 B2B에서 우월적 지위로 섹터 맞춤형 AI 서비스를 공략할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KT는 지난달 MS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해 눈길을 끌었다. 양사는 ▲AI·클라우드 연구개발 공동 프로젝트 ▲한국형 AI·클라우드·IT 서비스 개발 ▲AI·클라우드 이노베이션 센터 구축 ▲AI·클라우드 인재 양성 등을 위해 협력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MS 기술을 활용해 소버린 AI 및 클라우드를 개발, 데이터 및 AI 주권 확보가 가능한 보안 수준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보안성이 중요한 공공 및 금융 등의 분야에 적극 어필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증권 김수진 연구원은 “하반기 기업서비스 성수기를 맞이하고 MS와의 파트너십이 더 구체화되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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