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응찰 맛봤던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현대건설 참여, 분위기 반전?
공사기간 및 난이도로 건설사 외면
현대건설 컨소시엄 구성해 참여 유력
건설업계 “공사 기간과 자금계획 수정 필요”
박세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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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4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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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박세아 기자] 현대건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부산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가덕도신공항 사업이 한차례 무응찰로 유찰된 바 있고 이번 컨소시엄에 다양한 건설사가 참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목받고 있다.
24일 한 건설사 관계자는 “현대건설을 비롯해 30개 이상 건설사·엔지니어링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 신청 서류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국토교통부가 지난 5일까지 입찰을 진행했지만 건설사들이 입찰에 응하지 않아 유찰된 바 있다. 이에 지난 7일 재공고를 내고 이날까지 희망 업체 사전심사 신청서를 접수하고 있다.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는 활주로와 방파제 등을 건설하는 10조5300억원 규모 사업이다. 전체 사업비(13조4913억원)의 78%를 차지하는 대규모 공사다. 가덕도신공항은 2029년 12월 개항이 목표다.
애초 이번 사업은 국내에서 시행된 턴키(설계·시공 일괄입찰 방식) 역사상 최대 규모여서 주목받았다. 건설 경기가 불황이고 정부 발주여서 건설사들이 안정적인 방식으로 사업비를 지급받을 수 있다는 이점도 존재했다.
하지만 국토부가 10대 대형건설사 공동도급 허용 범위를 2개 사로 제한하면서 건설사들의 입찰 참여 움직임이 적극적이지 않았다. 또 국토부가 책정한 설계비가 적고 공사 기간이 2029년까지로 촉박해 대부분 참가 이익보다는 리스크를 더 크게 책정하는 분위기였다.
가덕도신공항 사업이 한 차례 유찰되자 국토부에서는 현대건설을 설득해온 것으로 보인다. 입찰 참여조건 변경이 없다면 참여가 힘들다는 현대건설이 국토부 설득에 응하기로 하면서 컨소시엄 구성이 급물살을 탄 것으로 알려졌다.
컨소시엄에는 대우건설, 금호건설, HL D&I한라 등 건설사들이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또 코오롱글로벌·동부건설·KCC건설·쌍용건설·한양·효성중공업도 참가한다. 엔지니어링사에서는 동부엔지니어링·이산·다산컨설턴트·삼보기술단이 참가한다. 지역(부산·울산·경남) 업체로는 동아지질·동원개발·대저건설·대아건설이 거론되고 있다.
이번에 컨소시엄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건설사 관계자들은 “수주한다면 매출증대와 실적확보, 일감확보 등 실익이 있을 것”이라며 “대부분 건설사들 지분은 각 4%”라고 말했다.
현대건설 컨소시엄 외에 추가 도전 업체가 없을 경우 국토부는 수의계약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와 조달청의 공사입찰설명서에는 ‘입찰이 재공고 후 유찰될 경우 최종 공고의 단독입찰자와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27조 제1항에 따라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현대건설은 일단 컨소시엄 구성 사실을 대외적으로 알리지 않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가덕도신공항 사업 참여를 구체적으로 확인해 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우여곡절 끝에 시공사를 선정해 공사가 진행되더라도 일정과 자금 조달 등 계획이 일부 수정될 필요가 있다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정부 약속인 만큼 가덕도신공항 사업 자체가 좌초될 가능성은 적지만 공사 난도가 높고 변수가 많아 건설사들이 완공까지 압박받을 수 있다”며 “자금조달 계획이나 공사 기간 등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가덕도신공항 개항은 2035년 6월이었다. 하지만 2030년 엑스포 유치를 위해 개항 시기가 2029년 말로 변경됐다. 엑스포 유치는 무산됐지만 가덕도신공항 공사는 예정대로 추진하기로 하면서 현재 사업자 선정 과정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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