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운수 좋은 날’, ‘동백꽃’, ‘치숙’, ‘난쏘공’, ‘무진기행’…. 친숙한 우리 소설들을 낯설게 다시 만날 수 있는 책이 출간됐다.
22일 도서출판 해오름은 한국 근현대 단편소설들을 오늘의 눈으로 다시 읽는 ‘한국단편소설 다시 읽기’를 출간했다고 밝혔다.
이 책은 한국 근현대 단편소설들을 오늘의 눈으로 새롭게 읽어내고자 하는 이들, 우리 대표소설들을 수업에서 다루고자 하는 교사들, 교과서 속 해설에만 머물지 않고 치열하게 읽어내고자 하는 청소년들에게 깨달음과 생각거리를 전하는 인문 교양서다.
25년 동안 청소년·교사·성인 대상 인문학 수업을 진행하며 많은 독서·토론·논술 교사들을 양성해 온 저자가 타인의 고통과 기쁨을 이해하는 공부, 나와 다른 시선을 통해 삶의 지평을 넓히는 공부가 왜 우리 시대에 절실하게 요구되는지를 생생하게 풀어냈다.
책은 4가지 키워드로 21편의 근현대 단편소설을 다시 읽는다.
먼저 1장 ‘소설, 또 하나의 눈’에서는 소설을 읽는 의미와 이유에 대해 탐색한다.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을 통해 저자는 ‘식민지 시대 하층민’과 ‘반어법’을 기계적으로 떠올리는 교과서적 독서에 익숙한 우리 눈에 새로운 렌즈를 가져다 댄다.
2장 ‘나와 다른 너’는 친숙한 ‘동백꽃’, ‘사랑 손님과 어머니’ 읽기로 시작해 절대적 빈곤이 생생하게 묘사된 강경애의 ‘지하촌’을 섬세하게 읽어나간다. 개성과 경험이 다른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러나 그것은 또 얼마나 우리에게 필요하며 현대 사회에서 매일 새롭게 요구되는 것인지 역설한다.
3장 ‘소설이란 거울에 비친 우리 시대’에서는 본격적으로 우리 사회 특유의 현상들과 ‘B사감과 러브레터’, ‘꺼삐딴 리’, ‘치숙’ 등 소설 속 갈등을 겹쳐 보면서 현 사회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삶의 태도들에 대해 성찰한다.
4장 ‘지켜야 할 ‘무엇’들’에서는 때로 어리석고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외면받을지라도 우리 사회를 분명 더 나은 것으로 만들어 온 가치들과 그 가치가 형상화된 문학 속 인물들에 주목한다.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의 황만근, ‘유자소전’의 유재필, ‘아우를 위하여’의 수남이, ‘바비도’의 주인공 바비도 등을 새롭게 해석한다.
저자인 김형준은 1996년부터 현재까지 해오름평생교육원 부원장으로 재직하며 독서와 글쓰기 교육방법에 대해 연구·실천하고 있다. 특히 교과와 교과의 경계, 지식과 삶의 경계를 넘는 통합적 수업을 중심적으로 고민하고 있으며 그 성과를 다양한 강의와 교사용 월간지 ‘배워서 남주자’ 지면을 통해 많은 선생님들에게 전하는 일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해오름 출판사 관계자는 “문학을 읽는 이가 현 시대와 사회에 대한 고민과 관심이 있을 때 좋은 문학이 피워내는 향기도 나날이 새로워질 수 있다”며 “존경하는 사람은 없이 부러운 사람만 많아지고 노력하면 된다고 믿으면서도 미래에 대한 두려움은 나날이 팽배해져만 가는 우리 시대 문제들의 해결책을 함께 읽고 고민하고 모색해 가기를 뜨겁게 권하는 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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