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묘년 일감 쏟아진다..현대重, 흑자 기세 몰아 인력 배치 '열심'

협력사 취업 위해 1000여명 입국
이달 3일 올해 수주 목표치 발표
노조리스크 탈출..흑자 행진 기대감↑

이정화 기자 승인 2023.01.02 11:14 의견 0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1월까지 조선 부문에서 108억16만달러 규모의 수주액을 올렸다. 사진은 현대중공업이 ABS와 라이베리아기국으로부터 설계 승인을 획득한 래싱프리 컨테이너선 개념도. [자료=현대중공업]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현대중공업이 계묘년에도 '열일' 행보를 이어간다. 이미 두둑히 쌓인 수주 곳간 덕에 3년간 일감 걱정은 없을 거라는 관측도 쏟아진다. 현대중공업은 국내 조선업계 1위답게 이를 뒷받침할 인력 배치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1월까지 조선 부문에서 108억16만달러 규모의 수주액을 올렸다. 전년 동기(103억1만달러)보다 5억달러 가량 높은 수치다. 이로써 현대중공업은 한 해 수주 목표(83억4300만달러)를 129.6% 초과 달성했다. 작년 전체 수주액은 곧 발표될 계획이다.

지난 2년 동안 수주 호황을 누린 데 더해 올해도 느낌이 좋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기조와 해양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다. 노후 선박 교체 수요가 늘어난 점도 밝은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 일부에선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와 고금리 여파가 걸림돌이지만 한시적인 현상일 것이라는 추측을 내놓는다. 앞으로 3년치 일감은 따놓은 당상이라는 평도 나온다.

실제로 현대중공업 올산 본사에는 건조 중인 선박과 대기 중인 물량 등으로 일감이 쌓여있다. 사내 작업장과 도크도 사실상 풀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세를 몰아 현대중공업이 흑자 행진을 이어갈 지도 올해의 관전포인트로 떠오른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수많은 조선사들이 적자에 허덕일 때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14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K-조선'의 불황 탈출 신호탄을 쏘아올린 셈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현대중공업의 작년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436억원으로 집계했다. 3분기 실적의 3배를 뛰어넘는 규모다.

걱정거리였던 '노조 리스크'를 털어내면서 실적 개선에 탄력을 얻을 것이란 시선도 있다. 지난달 15일 찬성률 57.47%로 '2022년 임금 및 단체협약' 노사 2차 잠정합의안이 가결된 것이다.

노사가 9년 만에 무분규로 단체교섭을 마무리하면서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한 만큼 이들 협력이 주는 긍적적인 효과도 상당할 전망이다.

특히 현대중공업을 포함한 조선업계는 쏟아지는 일감을 챙길 인력이 부족한 점을 현안으로 꼽고 있다. 과거 호황기 때와 비교해 인력이 반토막 났다는 반응도 심심찮게 나온다.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에서 일하는 원·하청 직원은 지난해 기준 약 2만4800명이다. 작업 인력이 6만명에 달했던 2013년보다 절반 이상 줄어든 것이다. 현대중공업이 인력난 해소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다.

작년에는 7년 만에 생산기술직 공개 채용을 열었다. 미래 기술인재를 키우기 위해 기술교육원도 운영하고 있다. 한국폴리텍대학과 전국 특성화고 및 마이스터고 등과 연계해 협력사의 인력 수급도 지원 중이다.

정부 역시 해외에서 인력을 수급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조선업 관련 특정활동(E-7) 비자 발급기준을 크게 완화한 것이다. 이에 지난해 연말까지 외국인 수십명이 현대중공업 사내협력사에 입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해에도 희소식이 이어진다. 올해 현대중공업 협력사에 취업하기 위해 태국과 베트남 및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1000여명이 국내로 입국하기로 예정되면서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 인력 수급이 인력난의 장기적인 대안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업계 전반적으로 국내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기술인재 양성이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오는 3일 공시를 통해 올해 수주 목표치를 발표할 예정"이라며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향후 전망이 마냥 밝지만은 않지만 앞선 기술력과 높은 품질로 국내와 세계 조선업계를 이끌어 나가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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