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잘 돼도 경영평가등급 위기..가스公, LNG 개별요금제 힘입어 '턱걸이' 탈피할까

이정화 기자 승인 2022.06.23 15:00 의견 0
한국가스공사는 지난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전체 S~E등급 중 C등급(보통)을 받았다. 사진은 한국가스공사 본사 전경 [자료=한국가스공사]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고금리·고유가 수혜로 '이익 성장' 가속화를 넘보는 한국가스공사가 LNG 개별 요금제 도입으로 '수급 안정성'과 '수익성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까지 잡으며 시장의 기대를 더욱 증폭시킨다. 반면 경영평가서 '턱걸이 등급'이라는 상반된 성적표를 받으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지난해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전체 S~E등급 중 C등급(보통)을 받았다.

지난해 평가에서 D등급을 받은 가스공사는 이번에도 상향이 안될 경우 기관장 해임 권고를 받을 위기였지만 한 단계 상승하면서 임직원 성과급 지급을 위한 '턱걸이' 등급은 얻어낸 셈이다. C등급은 임직원에게 월급의 100%에 해당하는 성과급 지급이 가능하다.

일부에선 가스공사가 C등급을 따내면서 향후 인건비 절감과 인원 감축 등 고강도 자구책을 요구받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도 나온다. 향후 기재부는 이번 평가에 따른 후속조치와 함께 최근 공공기관 경영여건 변화, 정책환경 변화 등을 종합 고려해 경영평가제도 전면개편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이번 등급은 2021년도 경영실적 평가를 토대로 매겨졌다. 앞서 가스공사는 지난해 지난해 영업이익 1조2396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37.9% 증가한 실적을 올렸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27조5207억원으로 전년대비 32.1%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9645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 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평가 등급을 한 단계 올려냈지만 어쩐지 채희봉 사장은 더 나은 등급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모양새다. 특히 그는 올해 해외프로젝트 수익으로 사상최고 수준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채 사장은 "가스공사는 원료비가 상승했지만 국내 가격을 제때에 현실화하지 못하는 바람에 6조원에 달하는 미수금과 이자부담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올해 공기업 경영평가과정에서 제대로 보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경영평가제도의 개선 방안 마련이 시급하단 점을 피력했다.

채 사장의 예측대로 가스공사의 실적은 탄탄대로가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도 줄줄이 가스공사의 목표주가를 올려잡고 올해와 내년 이익 전망치를 높이 내다보고 있다.

KB증권은 가스공사의 올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8조4000억원과 12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2.8%, 125.7% 오를 것으로 봤다.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이익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내놨다.

또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스공사는 지정학적 불확실성, 인플레이션 부담이 커지고 있는 대외환경과 반대로 가고 있다"며 "유가와 가스 가격, 금리 상승 모두 이익에 긍정적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에너지 시장의 지형도가 바뀌는 과정에서 친환경적이면서 현실적 대안이 되는 LNG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가스공사가 발전용 LNG 개별요금제 도입을 통해 수급 안전성과 수익성 확보를 얻어내고 있는 행보와도 연결고리가 있다.

개별요금제는 가스공사가 맺은 모든 LNG 도입 계약 가격의 평균을 내 전체 발전사에 같은 가격으로 공급하는 평균요금제와 달리 개별 도입 계약을 각각 발전소와 연계해 LNG를 공급하는 제도다.

가스공사가 LNG 개별요금제 및 관련 집중 투자에 더해 고금리·고유가 수혜를 받아 경영평가 등급을 계속해서 올려낼 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가스공사가 공급하는 개별요금제 LNG 발전소의 경우 민간 직수입사 발전소보다 가격 경쟁력이 우위에 있다는 점이 급전 순위에서 확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LNG 도입 노하우와 세계 최대 규모의 LNG 터미널 인프라 강점 등을 활용해 신규 계약 체결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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