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의 한숨"..발전공기업 사이 '홀로 매출 뚝' 정재훈 사장은 '오늘 임기 끝'
'알박기 인사 논란' 정재훈 사장 재연임 없이 오늘 임기 끝
노조 "탈원전 정책 주도해..새 정부서 지위 유지는 부적절"
'뒷걸음 실적' 개선도 과제..매출·영업익 5.3%·38.9%↓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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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04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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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의 임기가 재연임 없이 오늘로 끝났다. 당장 수장의 거취가 불투명해지면서 지난해 내려간 매출과 영업익을 끌어올리는 작업도 만만찮은 과제로 지목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정재훈 사장의 연임과 관련해 청와대에 제청하지 않았다. 정 사장의 연임 시도가 사실상 무산된 것이다. 이로써 그는 지난 2018년 4월 취임한 이후 만 4년 만에 수장 자리를 내려놓게 됐다.
앞서 산업부는 지난 1월 한수원에 정 사장의 1년 연임을 통보했고 한수원은 2월에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열어 그의 연임안을 통과시켰다. 산업부 제청과 대통령 재가만 거치면 연임이 확정되는 상황에서 최종 고지를 넘지 못한 건 '알박기 인사' 논란 때문으로 알려진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측과 국민의힘, 한수원 노조, 탈원전 반대 시민단체 등은 그간 문재인 정권의 '탈원전 정책'을 주도했던 정 사장을 연임시키는 건 '알박기 인사'라고 규정했다.
특히 탈원전 기조에 앞장섰던 정 사장이 지난해 국감에서는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해야 한다"고 언급하는 등 정권 교체를 염두에 둔 '면피성 발언'을 했다며 지적해왔다.
한수원 노조원들은 지난 1일 "정재훈 사장이 월성 1호 조기 폐쇄 등을 통해 4조 원의 손실을 입혔다"며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주도한데다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논란에 연루된 정 사장이 새 정부에서도 지위를 유지하려는 행보는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다만 정 사장은 후임 사장이 임명될 때까지는 자리를 지킬 수 있다. 그는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과 관련해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상태인데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서는 기소 중인 공공기관 임직원에 대한 임의사직을 금지하고 있어서다.
또 정 사장의 임기가 끝났지만 현 정부에서 연임 제청 등 절차를 다시 추진할 수는 있다. 안갯속으로 빠진 그의 거취를 놓고 계속해서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
정 사장의 연임과 차기 수장 선임이 불확실한 뒤숭숭한 분위기 속 뒷걸음질 치고 있는 매출과 영업익은 한수원에 풀어야 할 숙제로 떠오른다.
지난해 한국전력의 5개 발전 자회사(중부·남동·남부·동서·서부발전)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전력도매가격이 오르면서 나란히 실적 개선을 맛봤다. 다만 한전의 또 다른 발전 자회사인 한수원은 매출과 영업익이 9조4691억원, 8044억원으로 각각 전년 보다 5.3%, 38.9% 감소하며 발전공기업 속 나홀로 불황을 겪었다.
이에 대해 한수원 관계자는 "원전 이용률이 떨어져 전력 판매량이 줄었고, 전력 판매단가도 하락해 영업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또 정 사장의 거취에 대해선 "(정 사장은) 후임 사장이 임명될 때까지는 정상적으로 출근해 업무를 수행하는 등 자리를 지킬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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