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스퀘어 박정호호 첫 번째 선택은 코빗..지분 35% 확보로 시너지 기대

이상훈 기자 승인 2021.11.29 15:19 의견 0
박정호 SK텔레콤 CEO가 지난 10월 12일 본사 T타워 수펙스홀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SK텔레콤-SK스퀘어 분할안을 의결하고 있다. [자료=SK텔레콤]

[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복심(腹心)으로 불리는 박정호 부회장이 첫 대표를 맡은 SK그룹 투자회사 SK스퀘어가 첫 투자처로 가상자산 거래소를 선택했다.

코빗은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에 이어 SK스퀘어까지 대주주가 되면서 향후 기업 전망이 한층 밝아졌다. 업계에서는 SK스퀘어의 지분 투자로 SK텔레콤이 힘을 쏟고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가 코빗과 어떤 식으로든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9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박정호 SK스퀘어 대표가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에 900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이로써 코빗은 넥슨의 자회사 NXC에 이어 코빗의 2대 주주가 됐다. SK스퀘어의 투자 이전까지는 NXC가 코빗의 지분 82.31%를 보유했는데 SK스퀘어가 900억원을 투자하는 과정에서 NXC의 지분이 희석돼 현재는 64.55%를 보유하고 있다. SK스퀘어는 지분 35%를 보유했다.

SK스퀘어는 사회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ICT(정보통신기술) 넥스트 플랫폼(Next Platform) 영역을 선점하기 위한 사업 목적으로 이번 투자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를 계기로 SK스퀘어와 코빗은 더 많은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보다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투자정보를 얻고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수 있도록 코빗의 서비스를 한층 고도화할 예정이다. 또한 양사는 메타버스·NFT(Non-Fungible Token, 대체불가능토큰) 등 신규 서비스 사업도 공동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ADT캡스·11번가·티맵모빌리티·원스토어·콘텐츠웨이브·드림어스컴퍼니·SK플래닛 등의 회사를 포함한 반도체·ICT 투자전문 회사다. [자료=SK스퀘어]

SK스퀘어는 올해 8월 SK텔레콤으로부터 인적분할된 신설 투자회사로서 반도체·ICT(정보통신기술)관련 투자회사다. SK스퀘어에는 현재 SK하이닉스·ADT캡스·11번가·티맵모빌리티·원스토어·콘텐츠웨이브·드림어스컴퍼니·SK플래닛 등의 회사가 포함돼 있다. 코빗은 향후 SK스퀘어가 보유한 다양한 미디어·콘텐츠 자회사들과 사업적 시너지를 창출함은 물론, 이 채널을 통한 신규고객 확대 및 기존 고객에 대한 혜택 강화를 도모할 예정이다.

나아가 코빗의 가상자산 거래소 사업 규모 확대를 위해 SK가 보유하고 있는 전화번호 기반 통합로그인 서비스, DID(Decentralized Identifiers) 기반 간편 인증 서비스 등을 도입함으로써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언제든 간편하게 코빗을 이용할 수 있는 사용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동통신 시장 1위인 SK텔레콤과 코빗 간의 협력이 어떤 식으로든 이뤄질 가능성이 큰 만큼 코빗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SK스퀘어 박정호 대표가 코빗 지분 확보에 적극적이었던 점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박정호 대표는 SK텔레콤 사장으로 경영하는 동안 SK텔레콤의 실적을 크게 개선한 데 이어 하이닉스의 인수를 이끌어낸 인물이다. 박 사장은 신세기통신 인수, 하이닉스 인수, 도시바 반도체사업 인수, ADT캡스 인수 등 SK그룹의 초대형 인수합병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또 최근에는 아마존과 11번가의 제휴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그 박정호 대표가 메타버스에 관심을 갖고 코빗을 인수한 만큼 코빗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SK텔레콤은 지난 7월 자체적으로 개발한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 플랫폼을 공개하며 국내에서 제페토가 선점한 메타버스 플랫폼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했다. 박정호 대표는 이프랜드와 더불어 가상자산, NFT 등에 대해 속도를 높이기로 한 만큼 그와 관련된 정보와 기술력을 간직한 코빗도 직·간접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가상자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점도 SK스퀘어의 실적 개선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91%를 넘을 정도다. 가상자산 거래대금 규모는 나날이 커지고 있는 만큼 코빗이 SK스퀘어의 도움을 받아 실적이 증가한다면 SK스퀘어의 이익도 크게 향상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코빗의 메타버스 공간 '코빗타운' 이벤트 존 모습.

코빗은 현재 국내 단 4곳 뿐인 은행 실명계좌를 보유한 가상자산 거래소다. 현재 거래량은 업비트·빗썸·코인원에 비해 낮지만 가상자산 거래소 최초로 NFT 마켓을 열었고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 '코빗타운'을 열고 투자자 채팅, 투자 포트폴리오 공개 등의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용자가 코빗타운에서 가상자산 리워드를 획득하는 '플레이투언(P2E)' 기능을 도입하며 메타버스 플랫폼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코빗은 향후 SK의 메타버스 플랫폼인 이프랜드(ifland)를 포함해 SK스퀘어가 보유한 플랫폼·콘텐츠 관련 자회사들이 선보일 서비스와 코빗타운 간의 서비스 접목을 통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메타버스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코빗 관계자는 "향후에는 사용자가 코빗의 대체불가능토큰(NFT) 마켓에서 구매한 작품을 코빗타운에 전시할 수 있도록 할 뿐만 아니라 유튜브 스트리머를 코빗타운에 참여시키는 등 메타버스 생태계를 활성화시키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혀 코빗타운의 미래를 밝혔다.

오세진 코빗 대표이사는 "코빗은 국내 최초 가상자산거래소이면서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을 바탕으로 최근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수리를 완료하는 등 꾸준히 시장의 신뢰를 구축해 왔다"며 "이번 투자 유치로 현재 운영 중인 코빗 가상자산거래소 서비스 품질 향상과 더불어 SK스퀘어와의 시너지를 통한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토큰)및 메타버스 등 새로운 비즈니스를 전개하며 고객 가치를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