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바이낸스와 크립토닷컴, 서로 분야가 다른 듯 보이지만 서로의 사업영역을 확장하다 보니 상당 부분 겹치기 시작했다. 둘 다 사용자 1000만명 이상 보유하고 있으며 가상자산 거래소와 자체 메인넷 체인을 운영하고 있다. 또 가상자산을 충전해 결제할 수 있는 가상자산 비자 직불카드도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규제 준수 여부로 인해 두 업체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세계 1위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의 위기가 조금씩 드러나는 듯하다.
■ 소재 불명 바이낸스에 전세계 금융당국 규제 철퇴
먼저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바이낸스에 불어닥친 규제 폭탄이다. 지난 6월 영국 금융감독청(FCA)이 자국 내 바이낸스의 영업을 금지지했다. 이어 7월 초 영국 대형은행 바클레이스(Barclays)도 바이낸스 은행 계좌 입출금을 중단시키고 바이낸스에 대한 모든 신용·직불카드 결제를 중단했다. 또 영국 HSBC, 내셔널웨스트민스터은행 역시 바이낸스 카드 결제를 차단한다고 밝혔다.
영국의 규제를 시작으로 이어 캐나다 온타리오주도 바이낸스의 영업 중단을 발표했다. 일본도 2018년 허가 없이 일본 내 영업활동을 할 수 없다는 경고를 보낸 데 이어 올해 6월 다시 한 번 경고했다.
바이낸스에 대한 각국의 경고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싱가포르 통화청(MAS), 태국 증권거래위원회(SEC), 폴란드 금융감독청(PFSA), 이탈리아 증권위원회(CONSOB), 리투아니아 중앙은행, 홍콩 증권관리감독이원회(SFC) 등으로부터 불법 사업 운영을 이유로 경고를 받거나 기소됐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에는 말레이시아 증권위원회(SC)가 바이낸스의 불법 운영을 이유로 자국 내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 서비스가 작동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했다.
국내에서도 바이낸스에 대해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에서 영업하려면 오는 9월 24일까지 금융위에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바이낸스가 한국의 규제에 맞춰 ISMS 인증을 받는 등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하지만 이렇게 전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소재지가 불투명한 바이낸스를 압박하고 있는 만큼 추후 이용자가 상당히 줄어들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더군다나 지난 5월 19일 비트코인 시세가 하루 만에 30%가량 폭락하는 순간 바이낸스 앱이 한 시간 정도 먹통이 돼 피해를 호소하는 이들이 집단소송을 벌이는 등 바이낸스의 악재는 끊이지 않고 있다.
■ 규제 철저히 준수 '크립토닷컴', 전세계 90여 국가에 서비스 제공
한편 크립토닷컴은 바이낸스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홍콩에 본사를 둔 크립토닷컴은 현재 90여 개국 이상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크립토닷컴은 무엇보다 각국의 규제를 준수하며 사업을 이행하고 있다. 이는 크리스 마자렉 CEO가 수차례 "크립토닷컴은 각국의 규제를 준수하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제공할 것이다. 크립토닷컴은 모든 사용자의 KYC(고객신원확인)를 진행하며 결과적으로 모든 곳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해 온 부분이다.
크립토닷컴은 보안, 개인정보보호 및 컴플라이언스의 안정적인 기반을 바탕으로 구축됐다. ISO/IEC 27701:2019, CCSS 레벨 3, ISO 27001:2013 및 PCI:DSS 3.2.1 레벨 1 인증 등 주요 글로벌 표준을 모두 갖춘 세계 최초의 가상자산 기업이다.
현재 크립토닷컴은 미국의 국가표준기술연구소(NIST) 사이버시큐리티(Cybersecurity)와 프라이버시 프레임워크(Privacy Frameworks)에서 가장 높은 등급인 Tier 4로 평가받았다. 뿐만 아니라 크립토닷컴은 세계 최대 보험사와 직·간접적 보상을 통틀어 3억6000만달러(약 4410억원)까지 보상할 수 있도록 보험을 가입했다.
최근 크립토닷컴은 몰타의 금융 규제 기관인 MFSA로부터 전자화폐기관(EMI: Electronic Money Institution) 라이선스를 가상자산 기업 최초로 취득했다.
이런 규제 준수로 인해 빠른 사업 확장은 어렵지만 크립토닷컴은 최대한 각국 정부와 규제기관과 협의해 비즈니스를 안전하게 키워나가고 있다. 그 결과 크립토닷컴은 서비스 개시 2년 만에 사용자 수 1000만명을 돌파했고 크립토닷컴 비자카드는 올해 상반기에만 약 10억6400만달러(약1조2230억원)가 결제됐다.
현재 크립토닷컴 비자카드는 미국, 캐나다, 싱가포르, 홍콩, 필리핀, 대만, 뉴질랜드, 호주, 유럽 31개국 등에 발행돼 사용되고 있다. 마자렉 CEO는 지난달 진행한 AMA에서 "호주와 유럽에서 카드 발급과 관련한 라이선스 취득을 완료했으며, 다른 시장은 내년에 발행이 계획돼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바이낸스와 크립토닷컴의 '투명함' 차이가 각국의 규제 결과가 비즈니스 결과로 이어지기 시작했다. 바이낸스는 여러 국가들과 은행의 압력에 대해 애써 태연한 듯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당장 정지된 서비스를 재개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반면 크립토닷컴은 F1에 이어 UFC까지 홍보하며 2025년까지 사용자 1억명 돌파를 목표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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