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김성아 기자] 지난 2월 여의도에 문을 연 ‘더현대서울’이 5일 오픈 100일을 맞았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더현대서울은 지난 100일간 25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올해 매출 목표인 6300억원의 30% 이상을 3개월간 이룬 것이다. 이에 현대백화점은 연매출 목표를 1700억원 올려 8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리테일테라피’라는 새로운 컨셉으로 코로나19 여파를 뚫으며 고무적인 성과를 낸 더현대서울을 다시 한 번 찾았다.
■ 조용한 명품관 대신 식당가 ‘북적’..“나들이 장소로 제격”
오픈 이후 100일 전날인 4일 다시 찾은 더현대서울은 당시 분위기와 사뭇 달랐다. 지난 2월 더현대서울 1층 명품관은 대기줄이 길어 입장만 평균 1시간을 기다렸다. 인기 브랜드인 ‘구찌’의 경우 평일에도 대기팀이 매시간 2~30팀에 달하는 등 입장조차 힘들었다.
하지만 최근 더현대서울은 달랐다. 명품관에 근무 중인 한 직원은 “오픈 당시보다 확실히 평일 시간대 명품관 방문객은 줄었다”고 평가했다.
그래도 지하 1층과 사운즈포레스트를 중심으로 포진된 5·6층 식당가는 여전히 북적였다. 특히 더현대서울 내 위치한 카페는 여의도 근무 직장인 등 방문객들로 꽉 차있었다.
더현대서울은 점포 내 인공숲과 폭포를 들여놓으며 ‘리테일테라피’라는 컨셉을 실현했다. 또 지하 1층 식품관 ‘테이스티 서울’은 축구장 2개를 합친 것보다 더 크게 조성돼 있다. 더현대서울은 상품 판매 매장 면적을 49%로 줄이면서 ‘힐링’ 컨셉을 부각시켰다.
이러한 매력은 집객의 주요 원인이 됐다. 지방에서 방문한 손님도 꽤 있었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매출 절반은 경기·충청 등 지방 거주 고객으로부터 나왔다.
이날 만난 방문객 1명도 지방에서 왔다. 세종시에 살고 있다는 40대 A씨는 “휴일을 맞아 서울에 있는 가족들과 함께 더현대서울을 구경하러 왔다”라며 “맛집도 많고 볼거리도 풍부하다고 해서 나들이 차 들렀다”고 말했다.
실제로 SNS등에 따르면 더현대서울은 도심 속 자연을 컨셉으로 한 ‘사운즈포레스트’와 블루보틀 등 다양한 맛집으로 구성된 F&B 섹터 강화로 일종의 ‘나들이 장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에루샤’없지만..MZ세대 겨냥 ‘장기전’ 노려
일각에서는 더현대서울이 아직 ‘3대 명품’으로 불리는 에르메스·샤넬·루이비통 일명 ‘에루샤’를 입점시키지 못한 것에 대해 장기적인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명품 매출이 백화점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달 기준 35.4%로 점점 늘어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4월 통계에 따르면 에루샤를 비롯한 해외유명 명품브랜드의 매출 증가율은 57.5%로 백화점 내 상품군 가운데 가장 높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 또한 “에루샤 같은 인기 명품 브랜드는 매출은 물론 집객 효과도 뛰어나기 때문에 백화점의 장기적인 경쟁력이 된다”라고 말했다.
더현대서울이 에루샤 유치를 아예 포기한 것은 아니다. 루이비통의 경우 이르면 내년 더현대서울 내 매장 개점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계속해서 입점 유치를 위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더현대서울은 에루샤에 대한 입점 의지를 보이는 한편 다른 활로도 모색하고 있다. 바로 MZ세대다.
현재 더현대서울에는 구찌·발렌시아가 등 MZ세대에게 주목받는 명품 브랜드들이 대거 입점해있다. 특히 구찌는 더현대서울에만 3개의 부티크 스토어를 오픈했다. 27일까지 진행하는 ‘구찌 BELOVED’ 팝업스토어 또한 전시회 같은 매장으로 SNS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더현대서울은 명품 타겟 소비층을 기존 4050세대에서 2030 MZ세대로 옮겨 에루샤 이외 또 다른 장기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더현대서울의 흑자전환은 에루샤 없이도 가능할 전망이다. 유진투자증권 주영훈 연구원은 “아직 주요 명품 브랜드 입점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매출액이 목표치를 상회하고 있는 만큼 추후 연간 1조원 이상 대형 점포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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