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中 압박 기술력으로 돌파..시장 점유율 회복에 집중

캐즘 여파 지속..ESS 기술 초격차로 돌파
트럼프의 미국, 중국산 관세 기회될수도

임윤희 기자 승인 2024.11.19 10:18 | 최종 수정 2024.11.19 11:45 의견 0
최윤호 삼성SDI 사장 (자료=삼성SDI)

[한국정경신문 임윤희 기자] 삼성SDI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캐즘(일시적 수요감소)이 길어지는 것과 관련 돌파구 모색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SDI는 에너지저장장치(ESS)와 AI 데이터센터용 배터리 사업 강화로 활로를 열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중국 업체들의 공세로 인한 압박 또한 거세지고 있어 어느때 보다 집중이 필요한 시기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ESS 시장은 2023년 86GW에서 2030년 1200GW로 급성장을 예고한다. 특히 AI 산업의 급성장으로 인한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증가가 ESS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

기술력으로 ESS 배터리 시장 리더십 강화 나서

삼성SDI는 차세대 ESS 배터리 솔루션인 'SBB 1.5'를 중심으로 한 기술 혁신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BB 1.5는 기존 제품 대비 에너지 밀도를 37% 향상시켜 총 5.26MWh 용량을 구현했다. 더불어 EDI 기술을 적용해 화재 확산을 방지하는 첨단 안전 시스템을 갖췄다.

회사는 2026년부터 전력용 ESS 제품에 LFP 배터리를 추가해 높은 에너지밀도의 NCA 배터리와 함께 '투트랙' 전략으로 ESS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AI 데이터센터용 무정전전원장치 배터리도 개발 중이다. 내년 양산 예정인 이 제품은 기존 대비 랙당 출력을 40% 이상 향상시켰다.

삼성SDI 관계자는 “ESS 사업 성장을 위해서는 LFP 배터리 생산이 필수적”이라며 “2026년 양산을 목표로 완성도 높은 LFP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삼성SDI는 최근 미국 최대 전력기업인 넥스트에라에너지와 1조원대 규모의 ESS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들이 '오토 상하이 2023'에 참가해 PRiMX 배터리를 소개하고 있다. (자료=삼성SDI)

시장 점유율 하락은 과제..트럼프의 미국, 중국산 관세 기회될수도

삼성SDI의 ESS 시장 점유율은 2018년 50%에서 2023년 4.9%로 크게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ESS 시장에서도 중국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이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삼성SDI의 현재 낮은 시장 점유율로 인해 단기간 내 큰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유럽 지역에서 중국 배터리의 점유율이 2020년 10%에서 2023년 40%까지 상승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이는 삼성SDI를 포함한 한국 배터리 업체들에게 큰 위협 요소다.

삼성SDI의 3분기 실적은 매출 3조9356억원, 영업이익 12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9.8%와 72.1% 감소했다. 주요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도 비슷한 추세를 보이는 등 업계 전반의 어려움으로 나타나고 있다.

주된 원인은 유럽과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 및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수요 감소다.

특히 우려되는 점은 재고 문제다. 삼성SDI의 재고자산은 2021년 말 2조2620억원에서 2023년 3분기 말 3조2238억원으로 급증했다. 재고자산 평가손실 충당금도 2022년 말 739억원에서 2023년 상반기에만 1093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다만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상황이 바뀔 수도 있어 희망적이다.

미국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산 제품에 60% 이상의 초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산 ESS에도 높은 관세를 부과한다면 한국 업체들에겐 점유율 확대의 기회가 열릴 수 있다.

1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미국 대선 관련 보고서에서 "미국의 대중국 관세 인상 후 한국의 반도체와 배터리 분야에 대미 수출이 증가하는 효과가 관찰됐다"고 밝혔다.

특히 "배터리는 대체로 물량보다는 가격 요인에 의해 한국의 대미 수출이 대략 18개월 후부터 증가했으며 효과가 매우장기적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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