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재건축 수주에 박차 가하는 건설업계..핵심 무대 ‘한강변’ 공략 나선다

한남4구역에서 노리는 현대∙삼성..17년만에 수주 대결
자양7구역 수주한 DL이앤씨..한남5구역 수의계약 노려
재건축 알짜 사업지 ‘한강변’..건설업계, 압구정∙성수∙여의도 ‘관심’

우용하 기자 승인 2024.10.22 11:00 의견 0

[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공사비 상승 여파로 주춤하던 대형 건설사들이 하반기 들어 서울 정비사업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내년에도 대형사들의 치열한 수주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알짜 사업지로 평가받는 ‘한강변’ 단지가 핵심 경쟁지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 재건축 도급 순위 1위 삼성물산과 2위 현대건설이 17년만에 수주전을 펼칠 예정인 한남4구역의 모습 (사진=우용하기자)

2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두 곳이 한남4구역 재개발 조합에 입찰 참여 확약서를 제출했다. 이로써 국내 재건축 도급 순위 1위인 삼성물산과 2위 현대건설은 지난 2007년 동작구 정금마을 이후 17년 만에 수주 대결을 치르게 됐다.

한남4구역 도시정비사업은 서울시 용산구 보광동 일원에 지하 4층~지상 23층의 51개동·2331세대 규모의 아파트를 새롭게 조성하는 사업으로 사업비만 총 1조5723억원에 달한다. 크기는 한남뉴타운에서 세 번째 규모지만 3.3㎡당 공사비는 940만원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조합원 물량이 적고 일반분양 물량만 1981세대에 달해 타 구역 대비 높은 수준의 수익성을 보인다.

국내 시공능력 1위와 2위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적극적으로 한남4구역을 수주하려는 것은 높은 수익성도 있지만 인근 아파트들과 연계해 브랜드 단지를 조성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먼저 삼성물산은 용산공원 인근에 래미안 첼리투스와 래미안 더센트럴을 시공해 둔 상황이다. 이달 5일에는 남영동업무지구 제2구역의 시공자로 최종 선정됐다. 이미 시공된 래미안 단지와 남영2구역 ‘래미안 수페루스’에 더해 한남4구역의 시공권까지 획득해 용산공원 일대를 래미안 랜드마크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한남3구역 시공권을 확보해 둔 현대건설은 4구역까지 수주해 시공비용을 절감하고 대규모 디에이치 브랜드타운을 형성한다는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4구역의 시공권을 모두 확보할 경우 3·4구역 모두 빠른 사업 진행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3구역 조합의 동의 없이 4구역 시공 시 3구역 내 계획도로를 이용한다고 설명하자 조합 관계자 중 한 명이 현대건설 계동사옥 정문에 차량을 돌진하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후 현대건설은 한남3구역 조합에 사전 동의가 없었던 점에 대한 사과가 담긴 공문을 보내며 갈등 봉합에 나섰다. 입찰 당시 추진한다고 했던 백화점의 대안으로 스트리트 상가 조성 제시하기도 했다.

DL이앤씨도 연말을 앞두고 서울 내 정비구역 수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DL이앤씨 14일에 공사비 약 3607억원 규모의 광진구 자양7구역의 시공권을 확보했으며 수의계약으로 전환된 한남5구역도 적극 노리는 중이다. 올해 총 1조1809억원을 수주해 10대 건설사 중 현재 수주규모 6위에 위치해 있으며 예상 공사비 1조7500억원의 한남5구역 시공권을 확보하면 단숨에 5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어 보인다.

한남5구역의 경우 지난 1차와 2차 입찰에서 다른 건설사가 참여하지 않았기에 수의계약은 DL이앤씨와 무난히 체결될 것으로 평가된다.

이 외 한강변 재건축 단지들의 시공사 선정도 연말부터 내년까지 줄줄이 예정돼 있다.

먼저 24개 단지를 6개 구역으로 나눠 진행되는 압구정 재건축 사업의 경우 현재 구역별로 정비계획안을 마련하고 있다. 내년부터 시공사를 선정할 것으로 예상되며 삼성물산·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이 가장 규모가 큰 3구역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재개발 사업 4구역도 현재 시공사 선정을 진행하고 있다. 재건축을 추진 17개 단지 중 15개 단지가 시공사를 선정하지 않은 여의도에선 대교아파트가 올해 말 시공사 선정에 나설 계획이다.

압구정과 성수·여의도 등 시공사 선정을 앞둔 주요 정비사업장에서는 대형 건설사의 치열한 수주전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공사비 상황이 눈에 띄게 좋아지지 못한 상황에도 한강변 단지는 수익성이 뛰어난 알짜 사업지로 꼽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재 부동산 시장 자체가 서울로 치중된 상황이다 보니 서울에서도 입지가 좋은 한강 주변 사업장에 건설사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공사비 상승세가 연초나 작년 말보단 많이 개선됐지만 워낙 많이 올라 있어 일단은 사업성이 우수한 한강변·강남권 등 주요 지역에 집중하는 모습이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