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으면 돈 되는 시대는 지나”..하반기 눈여겨볼 서울 재건축 사업지

건설사, 한강변에도 사업성 안 나오면 미온적 태도
신반포2차·한남4구역·압구정3구역·여의도 관심 ↑

박세아 기자 승인 2024.06.12 10:14 의견 0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아파트 단지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박세아 기자] 건설사들이 공사비와 분양비 상승 등 영향으로 사업장 옥석 가리기를 보다 까다롭게 하는 분위기다. 인기 많은 한강변 입지임에도 사업성이 나오지 않으면 과감하게 포기하는 모습이다. 반면 부촌이라는 상징성을 가진 곳에는 영업이익과 관계없이 조금 더 힘을 쏟는 추세다.

12일 정비업계는 서울 용산구 산호아파트가 지난 10일 2차 시공사 입찰도 미입찰됐다고 밝혔다.

현장설명회 당시에는 삼성물산이나 현대건설,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등과 같은 대형건설사들이 참여했다. 하지만 공사비 문제와 교통여건으로 사업성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한강변 입지에 큰 관심을 보이는 건설사들이 높은 금리와 원자잿값으로 사업성 검토를 보다 다층적으로 하면서 과감하게 포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남권이지만 개포주공5단지 역시 건설사들의 관심이 덜하다. 지난달 입찰에서 대우건설이 단독 입찰하면서 유찰됐다. 지난달 말 다시 열린 현장설명회에도 대우건설과 진흥기업 2곳만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12차는 두 번 입찰 끝에 롯데건설 1곳만이 단독 응찰해 수의계약으로 전환했다. 신반포27차 역시 1차 입찰에서는 참여자가 없었다. 2차에 SK에코플랜트가 단독 입찰해 시공사로 선정됐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수익성 또는 입지가 가지는 상징성 중 최소 하나는 담보돼야 한다”며 “재건축의 경우 조합과 갈등이 심해 법적 리스크가 있고 최근에는 분양 시장 침체여서 PF리스크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분위기에서 사업부에서 수주를 따와도 그다지 반겨하지 않는다”며 “과거처럼 아무곳에나 짓기만 하면 돈이 되는 시대는 지났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서도 신반포2차와 한남4구역을 둘러싼 분위기는 정반대다. 신반포2차의 경우 반포 한강변에 위치해 부촌이라는 상징성이 크다. 이에 현대건설은 적극적으로 조합원들에게 일찍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대우건설 역시 사업 참여를 고려 중이다.

한남4구역에도 현대건설, 삼성물산, GS건설, 포스코이앤씨 등 3개사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남5구역 역시 현장 설명회에 DL이앤씨,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포스코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한양 등 총 10개 건설사가 참여했다. DL이앤씨는 한남5구역 수주가 유력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하반기 재건축 초대어 압구정아파트지구와 여의도에서도 치열한 수주전이 예고돼있다. 현대 6·7차가 포함된 압구정지구는 3구역과 2·5구역이 올해 시공사 선정에 나선다. 올해 국내 정비사업 수주고를 차곡차곡 쌓고 있는 현대건설은 압구정 3구역에 대해서 수주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삼성물산 역시 압구정 지구에 대해 입찰 참여를 검토 중이다.

여의도에서는 한양에 이어 대교아파트가 재건축 사업 시공사를 선정한다. 이 재건축은 570여가구 규모가 단지를 최고 49층, 4개동 922가구 초고층 단지로 탈바꿈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에는 삼성물산과 롯데건설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서울시에서 재건축 사업 규제가 대폭 완화됐고 강남과 여의도 지역에서 재건축을 기다리는 곳이 많다”며 “사업성이 좋지 않아도 해당 지역이 랜드마크를 세울 수 있는 곳이라면 건설사들이 영업이익률을 낮춰서라도 사업 조건을 파격적으로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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