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청약경쟁률?..“이제 포기합니다” 차가운 눈길 보내는 수요자들

박세아 기자 승인 2024.08.19 09:43 의견 1
서울의 한 은행에 청약 관련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박세아 기자] 서울 아파트값이 치솟으면서 내 집 마련의 주요 수단이었던 청약도 더 이상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불만이 새어 나오고 있다.

신축선호 현상이 강해 서울 주요지와 접근성이 좋은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청약 수요가 큰 반면 높은 분양가에 대한 부담으로 청약 시장을 이탈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19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월별 민간 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을 보면 7월 서울 민간 아파트의 3.3㎡(1평)당 평균 분양가(공급면적 기준)는 4401만7000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8년 2월 2192만1000원에 비해 약 2배 이상 오른 수치다. 서울 민간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지난해 1월 처음 3000만원대로 진입한 뒤 올해 6월에는 4190만4000원으로 4000만원을 넘어섰다. 최근 1년 상승률은 37.6%다.

이 같은 현상은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핵심 입지에 고급 브랜드 아파트 위주의 분양이 계속되면서 나타난 결과다. 이에 따라 청약이 당첨돼도 잔금 납부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로또 청약에 대한 기대감도 한풀 꺾이는 분위기다.

서울 광진구나 서초구와 같은 인기 지역의 분양가가 전체 분양가를 견인하는 추세다. 광진구의 경우 투기지역에서 해제되면서 분양가상한제 적용에서 제외됐다. 이에 최근 포제스한강이 평당 1억3771만원에 분양됐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서초구의 평균 분양가는 6764만원, 마포구는 5209만원을 기록했다.

높은 분양가에도 서초구 반포 래미안 원펜타스 1순위 청약은 평균 527.3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청약을 통해 상급지 입성과 함께 시세차익을 노리는 수요가 대거 몰린 탓이다.

이같이 청약이 과열되는 모습과 반대로 한편에서는 청약의 필수 조건인 청약통장 가입자가 줄고 있어 주목된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보면 지난 7월 말 기준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는 2548만9863명으로 한 달 전(2550만6389명)에 비해 1만6526명 줄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34만7430명 감소했다.

1순위 통장 가입자 수는 5만2832명 급감했다. 2만8904명 감소한 6월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가입 기간이 6개월 이상 1년 미만인 종합저축 가입자수는 지난달 123만 5868명으로 5월(127만 3599명) 대비 약 3% 감소했다.

가망이 크지 않은 청약 당첨을 위해 현금을 묶어두는 것보다 다른 방식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특히 서울은 부동산 시장 양극화도 심한 데다 저평가 된 지역조차 지방보다 분양가가 높고 대체로 청약 경쟁률이 센 편”이라며 “당첨 가능성이 적고 당첨돼도 중도상환금과 잔금 문제로 일찍이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반대로 지방의 경우 청약 경쟁률이 극심하지 않고 미분양 물량이 많아 굳이 청약통장이 필요없다는 계산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