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청약'에 너도 나도 관심..4050 ‘우리도 대박나보자’
4050 무주택자 청약도전↑
신혼부부 및 신생아 출산 가구 유리한 청약시장, 형평성 불만 제기
박세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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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15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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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박세아 기자] 고분양가에도 시세차익을 노리는 가구가 많아지면서 하반기 청약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4050세대의 ‘새 집 마련’에 대한 욕구가 더해져 청약 시장이 과열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가 2030세대에 유리하게 청약 제도를 손질하면서 역차별이라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15일 한국부동산원 연령대별 청약 당첨자를 보면 전국에서 올해 1월에서 5월까지 4만4360명이 새 아파트를 장만했다. 이 중 30대 이하는 2만2004명으로 49.6%를 기록했다.
통계가 공개된 이후 30대 이하 당첨자 비중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4050세대의 청약 도전이 많아지고 있어서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이 되는 로또 단지들은 청약통장 고가점자 당첨 확률이 높다. 자격이 되는 4050세대의 도전욕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강남, 서초구와 같은 상급지들은 청약이 된다 해서 비용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다”며 “2030보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중장년층들이 기존 거주지에서 청약을 통해 상급지로 올라가려는 현상이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아파트 매매가 상승을 목격해 온 중장년층들이 고분양가에도 결국 부동산은 오른다는 믿음이 다른 세대보다 강하다”며 “과거 6억~7억원대 분양가였던 아파트들이 현재 20억원대를 호가하는 것을 보며 상대적 박탈감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사람들 사이에서 로또라고 불리는 청약은 부동산 시장에서 부를 창출하는 대표적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이에 주요 대단지는 청약 경쟁률도 상상을 초월한다.
현재 반포 대장주중 하나인 래미안 원베일리 청약에는 당시 반공급 224가구 물량에 2030청년만 1만7000여명이 지원한 바 있다. 이같은 현상은 최근들어 더 강해지고 있다. 청약 통장 가입 기간이나 거주 지역, 무주택 기간의 큰 제약이 없는 '줍줍(무순위) 청약'을 보면 더 두드러진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보면 올해 진행된 줍줍 청약에서 평균경쟁률이 10만대1이 넘는 단지도 5곳이나 된다. 지난해 총 187건의 줍줍 모집공고 중 서울 동작구 ‘흑석자이’에서만 10만대 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청약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올해 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는 3가구 모집에 101만3456명이 지원했다. 하남시 ‘감일 푸르지오 마크베르’는 2가구 모집에 57만7500명, 세종 ‘린 스트라우스’는 1가구에 43만7995명이 지원했다. 세종 ‘한신더휴리저브’도 1가구에 24만7718명, 고양 ‘DMC한강자이더헤리티지’는 2가구에 21만2201명 등이 몰렸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분양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에서 몇년 전 최초분양가 당시 가격 그대로 공고가 올라오는 단지의 경우 당첨만 되면 최소 몇억원의 시세차익이 얻게된다”며 “래미안 원베일리는 조합원 취소분 물량은 당첨만 되면 최소 20억원가량 시세차익이 예상되면서 수만명이 도전했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청년과 신혼부부, 출산 가구 등 2030세대애 당첨 기회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청약시장이 개편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세대 간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윤석열 정부는 공공분양에서 청년 특별공급을 신설하고 가점제였던 일반공급에 추첨제를 도입했다. 민간분양에서도 일반공급 추첨제를 확대했다. 또 신생아 특별·우선공급을 만들었다. 민간분양에서 신생아 우선공급을 20%에서 35%로 늘렸고 공공분양 일반공급 50%를 출산한 가구에 우선공급하기로 했다.
일반공급을 통해 내 집 마련에 대한 희망을 품고 있던 중장년 수요자들은 청약제도가 개편되면서 당첨될 수 있는 일반공급 물량이 줄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는 “원래 청약은 납입을 오래 할수록 유리한데 바뀐 제도를 보면 납입 기간이 큰 의미가 없게 됐다”며 “정부에서 만든 다수 제도가 신혼부부와 신생아 가구라는 특정 수요층을 타깃으로 하고 있어 특정 대상에 기회를 여러 번 주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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