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 해외 빅테크가 선점한 숏폼 시장에 네이버가 출사표를 낸다. 네이버는 숏폼서비스 '클립'을 지난해 8월 출시했다. 숏폼 콘텐츠 시장에 반란이 될지, 후발주자의 뒤늦은 추격이 될지 주목할 만하다.
네이버는 지난해 11월 클립을 네이버 앱 전면에 배치했다. 숏폼에 승부수를 걸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클립 론칭 당시 네이버 내부에서는 “10대 사용자를 빼앗긴 IT기업에는 미래가 없다”는 위기 의식 속에 숏폼 서비스를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에 따르면 올해 클립은 1월 대비 5월에 일간 재생수는 4배, 인당 재생수(사용자 한 명이 하루에 시청하는 영상 수)는 2배 각각 증가했다.
네이버의 차별화 전략은 쇼핑, 검색, 블로그 등 다양한 자사 서비스와의 연계다. 블로그, 카페 등 UGC를 오랫동안 운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수익모델을 적용해 숏폼 창작자를 빠르게 끌어모으겠다는 포부다.
네이버 다른 서비스와 연계할 수 있다는 점도 유튜브(숏츠), 인스타그램(릴스), 틱톡 등 다른 숏폼 서비스와 차별점이다. 숏폼 영상을 보다가 바로 쇼핑을 하고, 식당이나 여행 서비스를 예약하거나 더 궁금한 정보를 블로그에서 확인하는 식의 확장이 가능하다.
네이버 측은 "작년 서비스는 오픈했지만 테스트 기간이 길었다. 올 부터 본격적으로 클립이 활성화 되고 있다"며 "작년 대비 활동 크리에이터와 채널수가 전부 3~4배 정도 증가했다. 기대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타사 숏폼들은 창작자의 수익 모델이 애매하고 저작권 문제 등을 촘촘히 걸러주지 못하는 반면 네이버 클립은 필터링이 뛰어나 안전한 숏폼 제작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또한 "크리에이터가 숏폼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다양한 수익 모델을 연구중이다. 하반기에는 크리에이터를 대상으로 '광고 수익 쉐어 프로그램(베타)'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트렌드 뒤쫒는 네이버..독창성과 차별화 필요해
네이버는 숏폼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시장은 생각보다 녹록치않다. 네이버 클립은 아직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의 인기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네이버 부진 원인으로는 ‘성장동력 부재’가 꼽힌다. 네이버는 한때 검색엔진으로 트렌드를 선도해가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최근 시작하는 사업들은 트렌드 뒤쫒는 모양세다.
지난 2월 서비스를 종료한 네이버의 스타일 TV도 마찬가지 상황이었다. 네이버는 유명 연예인과 인플루언서들이 인기를 얻자 라이프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스타일TV를 론칭했다. 스타일TV는 네이버 동영상 플랫폼인 네이버TV와 연계된 서비스로 지난 2020년 6월 시작했다. 패션, 뷰티, 푸드, 리빙 등 이용자들이 궁금해하는 정보를 셀럽들의 영상을 통해 제공했다.
서비스 시작 당시 시청자들이 콘텐츠를 확인하고 제품 구매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네이버쇼핑과도 연계, 스타일TV에서 활동하는 창작자 중심의 라이브 쇼핑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이용자들의 호응을 얻는 데는 실패했다. 스타일TV의 인기 동영상들은 조회수가 10만회를 넘지 못하고 지난 2월 서비스를 종료했다.
업계에선 트렌드만 쫒아가는 것이 아닌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최근 연예인들도 방송에서 나와 유튜브로 수익을 만드는 시대"라며 "독창성과 차별화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Z세대에게 소구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문법을 벗어난 새로운 시도를 더욱 적극적으로 전개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글로벌 플랫폼으로 확장 할 수 있는 또 다른 콘텐츠 동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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